허준영 타깃 검찰 수사 고삐 바짝 조여졌다
허준영 타깃 검찰 수사 고삐 바짝 조여졌다
  • 송승환 기자
  • 입력 2016-03-28 10:31
  • 승인 2016.03.28 10:31
  • 호수 1143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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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 비리의 재구성

측근, 사업 참여 때부터 자금세탁해 비자금 조성

[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비리(非理)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심우정 부장검사)는 사업 과정에 깊히 관여한 코레일 전 간부직원 신 모씨를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신 씨는 검찰이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의 최측근인 손 모씨(구속)의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10일 손 씨를 체포할 때 범인도피 혐의로 신 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풀어줬다. 검찰은 손 씨의 비협조로 답보 상태에 있는 수사의 돌파구를 마련해줄 키맨으로 신 씨를 주목하고 있다.
 
신 씨는 용산 사업 당시 용산역세권개발(AMC)에 파견 근무하다가 손 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손 씨가 실질 운영주로 있던 폐기물처리업체 W사가 20107월께 삼성물산으로부터 127억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손 씨의 지시를 받고 폐기물 처리 사업에 W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허 전 사장 명의의 공문을 삼성물산측에 보내기도 했다. 이 공문 한 통은 W사의 사업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황에 비춰 손 씨의 용산 사업 참여 경위나 15억 원대 비자금 조성 과정과 용처, 손 씨와 허 전 사장 간의 관계 등 비리의 내막을 일부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손 씨가 입을 다문 상황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비중 있는 인물로 일단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노서 쓴 돈 빼고
용처 불분명
, 자금 흐름 추적중
 
폐기물처리업체 W사는 사업 초반부터 회삿돈을 빼돌리기로 하고 자금 거래를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의 실소유주이자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의 측근인 손 모씨는 빼돌린 돈 일부를 카지노에서 썼지만 남은 돈의 용처가 불분명해 검찰이 추적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W사에서 빼돌려진 15억여 원의 용처를 수사하고 있다. W사는 용산 개발 사업의 건설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으로부터 120억 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 용역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냈다.
 
2010W사는 사업 부지에서 폐기물 정화 사업을 시작해 2013년 용산 개발이 무산되기 전까지 100억여 원을 사업비로 지급받았다. 검찰은 삼성물산에서 사업비가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손 씨가 자금 세탁을 벌인 단서를 포착했다.
 
W사는 또 다른 건설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처럼 위장하고 허위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도급 대금인 것처럼 빼돌려진 돈은 다시 손 씨에게 들어갔다.
 
손 씨는 삼성물산에서 들어온 돈은 그냥 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허위 계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W사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 정황에 비춰 손 씨가 W사의 폐기물 사업 수의계약 당시부터 횡령을 계획해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의계약 체결 과정에 용산 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허 전 사장의 입김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손 씨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횡령액은 15억여 원이다. 이 중 일부는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용처가 불분명한 돈 중에서 일부가 허 전 사장에게 흘러갔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손 씨는 허 전 사장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으며 검찰이 문제 삼은 돈은 모두 카지노 등에서 사적으로 썼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억여 원 중 10억여 원은 W사 지분을 20123월 매각하면서 받은 정상적인 돈이고 남은 돈은 지분 매각 이후에 W사에서 나온 것이어서 본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ongwin@ilyoseoul.co.kr

송승환 기자 songw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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