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입수] 국내 ‘카지노산업’ 집중분석
[문건입수] 국내 ‘카지노산업’ 집중분석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6-03-28 09:54
  • 승인 2016.03.28 09:54
  • 호수 1143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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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포화…中 의존도 줄여야 ‘잭팟’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국내 카지노산업 현황 및 특성·전망’이 기록된 문건을 [일요서울]이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지난달 29일 영종도카지노 업체 추가선정과 관련해 작성된 것으로 동종 업계 관계자가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문건은 ‘국내 카지노산업 현황과 신규카지노 복합리조트 공급 예정에 따른 과잉’우려를 담고 있다. 이 문건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내수살리기에 나선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기에 주목받는다.

현재 16개 외국인·1개 내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
공급 과잉 우려… 업계 “외국계에 안방 내줄라”

문건은 영종도 신규 카지노 입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정부는 2014년 3월 미국 시저스그룹과 인도네시아 화교재벌 리포그룹의 합작법인 ‘LOCZ코리아’에 카지노 사전심사 적합통보, 사실상 라이센스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외국인투자액 5000만 달러 이상 등 심사를 통해 카지노 조건부 허가 부여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또 2015년 2월 투자활성화대책 일환으로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자 2곳 내외 선정 방침을 발표하고 최근 최종 결과를 남겨둔 상태다.

여기에 국내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그룹도 인천 영종도 국제업무지구(IBC-2) 지역에 복합리조트를 건립 중으로 국내에 최대 4개소 규모로 외국인 전용카지노 기반의 신규 복합리조트 건립이 예정된 상태다.

문제는 카지노 시설의 확충이 공급과잉의 우려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는 수도권 카지노의 공급과잉을 우려하며 신규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지역 안배를 주장했다. 해외 증권사 모건스탠리와 크레잇스위스도 같은 전망을 내놓으며 한국시장의 공급과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주 고객이 중국인임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의 반부패사정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시장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문건은 분석한다.

중국 정부 반부패 정책 지속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마카오도 중국인 고객이 급감하면서 2014년 7월부터 실적이 하락해 지난해 실적은 약 33조 원으로 2014년 약 50조 원 대비 무려 34%가 감소했다. 이러한 영향은 우리 정부가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진행 시에도 나타났는데 당초 사업 참여 의지를 보인 다수 외국 자본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해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문호를 열어 투명하지 못한 자본이 유입될 수도 있다”며 “정부는 사전심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내리기 전에 규제 장치와 부작용 등 대책을 먼저 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을 추진 중인 LOCZ코리아의 리포그룹도 홍콩 공시를 통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초 중앙기율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반부패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기율 위반 고위 공무원의 당적 및 공직 박탈을 공표하는 등 반부패 정책이 약화될 것이란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게다가 한중 관계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극단으로 치닫는 중이다.

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에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 이익을 훼손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중관계 악화는 결국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는 중국 고객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규 진입 예정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필리핀, 러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 신규 증설)과의 경쟁 심화 및 중국 VIP고객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카지노 산업은 매스시장(일반 고객)을 타깃으로 고객군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며 일본의 경우 최근 엔저 지속, 중국인 대상 비자완화 정책, 사후면세점 확대 등으로 일반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한국 방문 전체의 외래관광객 수를 추월했다. 하지만 전체 외래 관광객 증가율과 카지노 입장객 증가율이 비례하지 않는 사업 특성 상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인 대상 비자 면제 등 정책적 조치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음을 덧붙인다.

국내 카지노산업 현황

한편 국내에는 현재 16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강원랜드) 1곳이 운영 중이다.

외국인 전용은 서울 3곳, 인천 1곳, 강원(평창) 1곳, 대구 1곳, 부산 2곳, 제주 8곳이다.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 전체가 약 1조2450억 원, 내국인 출입카지노 1곳이 약 1조5600억 원으로 강원랜드 1곳 매출액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 매출액의 3000억 원을 상회한다.

지난해 메르스 등의 여파로 관광산업 전체 타격이 불가피했음에도 강원랜드 실적이 월등했던 것은 수요가 충분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높은 수익성을 반증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국적별 입장객은 중국인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큰 비중을 차지해 지난해 기준 중국인인 55.4%, 일본인이 18.8% 기타 25.8%의 분포를 보였다. 이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우 수요 기반이 충분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와 달리 외부 환경 변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고객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지난해 6월 메르스 및 중국 반부패 정책에 따른 마케팅 직원의 공안 체포 등으로 해당 기간 실적이 이례적으로 하락했다. 또 방한 외래관광객과 카지노 방문객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나 외래 관광객 증가율과 카지노 입장객 수 증가율은 비례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따라) 중국인 고객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객군 및 서비스 다양화 노력 등으로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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