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얼굴이 주식투자 ‘나침반’
차기 대통령 얼굴이 주식투자 ‘나침반’
  • 김대현 
  • 입력 2007-08-30 12:03
  • 승인 2007.08.30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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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대선 관련 테마주 집중분석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당내 참모들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수혜주의 상승이 돋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대운하 관련 종목 외에도 이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이 운영하는 기업의 주식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나타나 투자자들의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를 비롯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전경기지사와 이해찬 전총리와 관련된 주식도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과 관련된 수혜주들이 지난 7월말부터 크게 상승해왔다. 수혜주에는 대체로 건설 관련 업체들이 많이 포함돼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만으로도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반면,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주식들은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충격과 함께 큰 낙폭을 이어가고 있다.


특수건설, 삼호개발, 홈센터, 동신건설, 삼목공정, 이화공영 등이 한나라당 경선 직후 큰 폭의 상승효과를 거둔 종목들이다. 운하 건설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이들 회사는 이명박 후보가 대선주자로 확정된 다음날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15%까지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수건설의 경우 이달 들어 상한가를 10번이나 기록하면서 주가가 7340원에서 2만535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사회간접자본 관련 전문 건설업체인 이화공영도 7일 연속 상종가를 기록했다. 1주당 가격도 2680원에서 7000원대까지 3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인 바 있다.


이명박 관련 수혜주 ‘눈에 띄네’

또, 대운하와 관련은 없지만 이 후보와 개인적인 친분이 눈길을 끌며 상승한 종목으로 신천개발, 아트라스BX 등이 있다.

신천개발(시설관리용역업체)은 대운하 건설과 무관하지만 최대 주주인 구천서 전의원이 이 후보와 고려대학교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상한가를 쳤다. 두 사람은 대학 재학 때부터 절친한 관계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후보가 신천개발 주식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2000원대 주식이 7000원대를 넘어서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올 초 고대 교우회장에 선출된 천신일 회장 소유의 세중나모여행 주식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천 회장은 특히, 전국적인 고대 동문조직을 통해 이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지원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인물이다.

이 후보의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한 때 지분을 보유했으나 매각한 ‘유사 수혜주’ 아트라스BX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타이어 계열사라는 점에서 향후 이 후보가 본선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꾸준한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일례로 노태우 정권 당시 사돈지간 기업인 SK(주)는 가장 큰 호황을 누렸
다.

서브프라인 충격으로 장중 한때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이른바 ‘이명박주’(株)에 속하는 기업들은 낙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코스닥 상장기업 관계자는 “약간의 악재와 호재만 있어서 요동을 치는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의 특성상 올해 대선은 소위 ‘수혜주’가 어디냐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 외에도 범여권 주자로 말을 갈아 탄 손학규 전경기지사와 관련된 주식도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C코퍼레이션, 세지, 한세실업 등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IC 코퍼레이션은 손 전지사의 지지세력인 ‘선진평화연대’의 공동대표가 모기업 대표를 맞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급부상한 종목이다.

한때, 3.1절 골프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영남제분도 이해찬 전총리의 대선출마 선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소위 ‘정치’ 관련 주식이라고 불리는 종목의 가격 상승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체의 경영에 의존하지 않고 입소문으로 옮겨지고 있는 정치 테마주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선물거래소 한 관계자는 “요즘처럼 증시의 상승, 낙폭차가 큰 상황에서 ‘주식쟁이’들에 의해 퍼지고 있는 정치인 관련 주식은 실제 가치가 ‘상승세’를 담보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대선 시즌만 되면 관련 뉴스가 주가조작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대운하와 관련된 건설업체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더라고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주식은 대부분 반짝 상승효과를 보았을 뿐, 불과 며칠 뒤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증시에 대선테마와 관련해 이슈가 대부분 노출된 데다 현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특수건설과 삼호개발의 경우 지난 22일 각각 3200원, 2050원씩 하락하며 15%가까운 낙폭을 그렸다. ‘이명박주’는 선행하는 주가의 속성상 현 주가가 6개월 후 대선결과까지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의 경연진들이 보유지분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선주자가 올해 대선서 얼마만큼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주가추이가 달라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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