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고조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인 보이콧으로 ‘파행’ 예고
갈등 최고조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인 보이콧으로 ‘파행’ 예고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03-21 18:13
  • 승인 2016.03.21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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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부산국제영화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집행부와 서병수 부산시장이 갈등을 빚으며 법정싸움까지 치닫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인들 참가거부로 인해 파행이 예고되고 있어 향후 정상적인 영화제를 치를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시장의 끊임없는 부산국제영화제 길들이기와 법정 공방을 불사하며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에 간섭하는 부산시의 행태에 대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영화제의 정상화를 위해 임시총회 개최를 지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부산국제영회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획득을 촉구하며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약속 이행,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관 개정, 신규 위촉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이춘연 비대위 고문은 “그동안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지켜보며 가능하면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가 사태를 해결해 영화제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왔기 때문에 각 단체별, 개인별로 생각이 다름에도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의견을 건의해 왔다. 오늘 영화인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버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발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호소하는 것”이라며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각 단체의 대표들도 영화인들을 설득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도 “큰 틀에서 지난 1년 6개월간 서 시장의 행태를 보면 부산시가 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해줄 의사가 없어 보인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신규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방은진 감독은 “이번에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법원으로부터 두꺼운 통지서가 날아왔다”면서도 “다행이도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께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100만 운동을 시작했고 그것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은 비대위 상임대표이자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오늘 같은 형식의 기자회견은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하며 “표현의 자유는 영화인들에게 생명과 다름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2년 가까이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시와 집행위원회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재위촉 불발로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최근 신임 자문위원 위촉을 놓고 법정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부산시 측은 “집행위원장에게 자문위원을 무제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사단법인의 본질에 위배되는 것이고 집행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대규모 자문위원을 위촉한 것이 총회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집행위 측은 “자문위원 위촉은 총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는 사안이며 정관에 따라 자문위원을 위촉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날 오후 3시 부산지법 309호 법정에서 열린 첫 심문에서 20분 만에 첫 심리를 끝내며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일 이전에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누구 손을 들어주든 간에 양 측이 첨예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향후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등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영화제는 이미 치명상을 입어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마련될 지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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