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부검 결과 치명적 외상 없어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20일 오전 11시 30분경 화성시 장안면 한 농장 옆 수로에서 하의 속옷만 입고 숨진 K씨가 발견됐다. 사체가 농수로에서 발견됐다는 점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여론과 함께 사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씨는 발견 당시 30~40cm의 얕은 물속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시반(사후에 시체의 피부에서 볼 수 있는 옅은 자줏빛 또는 짙은 자줏빛의 반점) 상태를 통해 K씨가 2~3일 전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선홍색 시반은 저체온증이나 익사,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사망할 때 나타난다. K씨의 사체에서 이 선홍색 시반이 보였기 때문에 사고사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검 결과에 대해 경찰은 직접적인 사인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추후 정밀 감정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K씨의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K씨가 어떻게 농수로에 가게 되었는지 당일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K씨 집에서 현장까지 이어진 도로에 CC (폐쇄회로)TV가 1대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K씨는 84세 노모와 둘이 살았으며 고령의 어머니는 딸의 당일 행적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사에 진척이 더딘 상태다.
경찰은 현장으로부터 K씨 집 방향 185~300m 사이 수로 3곳에서 외투, 상의 속옷, 상의 운동복 등을 수거해 K씨의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1일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사망에 이를 만한 치명적인 외상이 없는 것으로 1차 소견이 나왔다. 하지만 사고와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수사 중에 있다”라며 “주변 탐문을 통해 K씨가 수로에 온 과정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K씨가 최근 조울증 치료제를 복용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가족을 상대로 병의 증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의 1차 소견과 2주 후 나올 예정인 약·독물 등 정밀 감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종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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