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 참가자 대(對) 경찰 충돌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씨가 129일째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경찰의 엄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범국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까지 정부와 경찰은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도 않는다"며 "오히려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을 조사하고 사법처리하는가 하면 당시 진압 책임자들을 모조리 승진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전국 동시다발 경찰 규탄 기자회견은 백남기 농민 투쟁의 2차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국가폭력에 의한 국민 희생은 없도록 정부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대통령 사과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조병옥 대책위원장과 정현찬 공동대표,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김순애 회장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변정필 국제앰네스티 캠페인 팀장은 "경찰이 그날 진압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어떤 근거로 수많은 경찰병력이 동원됐고 물대포를 조준사격해야만 했는지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책위는 '백남기 사태'에 대한 경찰의 엄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서를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전달하고자 했지만 경찰병력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방패와 바리케이드 등을 동원한 경찰의 출입 저지가 이어졌고 지속된 대치상황 끝에 대책위 측은 자진 해산하고 전하려던 항의서한을 찢어버렸다.
이날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은 경기·강원·충북·경북·경남·광주·전남·전북·제주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앞에서 진행됐다.
앞서 백씨의 딸 도라지씨도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인근에서 아버지 사건에 대한 경찰당국의 정확한 수사와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kwoness7738@ilyoseoul.co.kr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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