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용’ 최고급 소나무 빼돌린 대목장 약식기소
‘광화문 복원용’ 최고급 소나무 빼돌린 대목장 약식기소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6-03-20 11:25
  • 승인 2016.03.2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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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원 상당 금강송 4그루 은닉 혐의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검찰이 문화재청 소유 최고급 소나무를 빼돌린 혐의로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大木匠) 신응수(74)씨를 약식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20일 주요 문화재 복원의 권위자인 신응수(74) 대목장을 업무상 횡령과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2008년 말 경복궁 광화문 복원공사 과정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소나무 26그루 중 4그루(약 1200만 원 상당)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소나무는 직경 70㎝가 넘는 대경목(大莖木) 금강송으로 백두대간의 맥을 잇는 강원도 양양 법수치 계곡 등에서 벌채해 궁궐 복원에 쓰이는 재목이다.
 
문화재청은 해당 목재를 광화문 복원 사업의 특정 부분에 사용하도록 지정했다. 하지만 신 대목장은 임의로 이 목재 대신 자기 소유의 우량목을 광화문 복원에 썼다.
 
2년 전 경찰 조사 당시 신 대목장은 “목재 재질이 좋지 않아 갖고 있다가 버리려고 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올 2월 현장검증을 통해 해당 목재의 품질을 확인하자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 대경목을 잘라 사용하는 것이 아까워 향후 궁궐 기둥 복원 등에 있는 그대로 쓰자고 생각했다”며 목재를 바꾼 경위를 실토했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한 소나무 모두가 환수됐고 신씨가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약식기소 처분에 따라 문화재 복원 업무는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woness7738@ilyoseoul.co.kr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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