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에 ‘허(虛)’ 찔린 사람들
김종인 대표에 ‘허(虛)’ 찔린 사람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6-03-19 15:39
  • 승인 2016.03.19 15:39
  • 호수 1142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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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지도부 ‘쳐내고’ 비대위 ‘감싸고’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공천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바로 문재인 당 대표가 선출될 당시 함께 당선된 최고위원들이 20대 총선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문 의원은 당 대표선거에서 박지원, 이인영 의원을 물리치고 대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주승용,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유승희 후보가 뽑혔다. 문 의원은 총선을 맞이해 비주류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가 결국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백의종군했다.

하지만 나머지 최고 의원들은 정치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단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주승용 의원은 문 전 대표 사퇴에 앞장섰다가 후폭풍을 받아 당을 탈당하고 현재는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전남 여수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2위를 차지한 정청래 의원은 주 의원에게 ‘공갈’발언을 해 당직 자격정지 1년을 당했고 급기야 공천에서 탈락했다.

3위를 차지한 전병헌 의원은 전략공천으로 묶여 경선 기회도 박탈당해 무소속 출마, 국민의당 입당, 백의종군 사이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3선의 오영식 의원은 컷오프 당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야권 내에서는 오 의원이 2기 전대협의장 출신으로 김 대표의 ‘친노 패권 및 운동권문화 청산’ 기조에 상징적인 인사로 날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승희 의원은 성북갑에서 100%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간신히 공천을 받았다. 문 의원을 제외한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최고위원에 당선된 4명 의원이 공천은 받지도 못하고 정치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은 전략공천, 단수공천을 받아 최소한 공천 씨름을 하지 않게 됐다. 김 대표가 임명한 비대위원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우윤근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 변재일 의원, 이용섭 의원,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박수현 의원 등 7명이다.

일단 표 전 교수는 야당 성향이 강한 용인정에 이른 시기에 전략 공천을 받아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우윤근 의원 역시 지난 3월 11일 전남 광양·구례·곡성 지역에 단수 공천됐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초 비대위원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들어가면서 표 전 교수와 함께 단수공천됐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변재일 의원, 광주 광산을 이용섭 의원,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박수현 의원 역시 깔끔하게 단수공천됐다. 비대위원 7명이 모두 단수공천된 셈이다. 특히 김 비대위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박수현 의원은 단수공천을, 정호준 의원은 ‘컷오프’당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김 대표로부터 비서실장직을 제안을 받은 정 의원이 선거구 획정에 따른 지역구 관리와 아버지의 반대로 고사하고 뒤늦게 제안받은 박 의원이 이를 수락했는데 둘의 공천 여부도 엇갈렸다. 정 의원의 비서실장직을 두고 정 의원의 부친 정대철 전 상임고문과 언쟁을 벌였던 김 대표가 정치적 보복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김 대표가 정 전 고문의 아들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려고 하자 정 전 고문은 “더민주가 패륜정치를 하고 있다. 이젠 우리 집안도 부자가 나눠진 것처럼 보이려고 분란을 일으킨다”고 비판했고 김 대표도 “정 전 고문과 잘 아는 사이라 전화했더니 화를 내고 소리치길래 전화를 끊었다”고 응수한 바 있다. 결국 정 의원은 아버지의 반대로 비서실장직을 고사했고 컷오프 당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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