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현대상선이 18일 열린 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7대1 감자를 확정하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당초 무상감자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참석 주식 수 기준으로 88%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4월 21일이다. 감자 결정에 따라 현대상선의 자본금은 1조2124억 원에서 1732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주식수도 보통주 기준 2억2949만여주에서 3278만주로 감소한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상장폐지 위기도 넘긴 것으로 보인다. 2년 이상 50% 이상 자본잠식이 지속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현대상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80%에 달했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은 감자 문제에 대해 "주주들께 죄송하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또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손에 놓게 됐다. 현 회장과 김명철 상무는 이날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를 이어 받는 인물은 김정범 비상경영실장 전무와 김충현 벌크영업 및 재무총괄 상무다. 현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도 사임했다.
다만 현 회장은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한다는 계획이다. 현 회장은 지난달 사재 300억 원을 현대상선에 출연하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마련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 회장의 결단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사 보수한도 승인액도 지난해 70억 원에서 올해 35억 원으로 낮췄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 표준정관 부합 및 개정 상법 반영을 위한 일부 정관 변경의 건 등도 함께 통과됐다.
현대상선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예외 없는 동참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감자를 수용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건이 통과됨으로써 경영정상화 작업은 제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