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임창정이나 비같은 경우 가수임에도 연기를 참 잘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드라마에 출연했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른 모 여자가수는 도대체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한심하기 그지없었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또 “SBS가 생기게 되면서 방송 환경이 나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되다보니 각 방송국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게까지 됐다는 것이다. 정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특정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오해의 눈길을 보내거나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SBS 방송국의 한 PD는 “방송국간에도 유명 스타를 모셔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모두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정 실장의 발언은 자칫하면 정치적 의도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모 연예기획사의 관계자 역시 “연예산업은 시간싸움과도 같다. 검증을 거쳐 내보내기보다,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빛이 나기도 하는 것”이라고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 역시 정 실장의 발언을 두고 뜨겁게 논쟁이 일고 있는 상황.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반론을 제기하며 “특정인을 지칭한 것” 이라거나 “젊은 연예인들은 앞으로 MBC에 출연하지 말라”는 등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에 정 실장은 “연기자로서, 또 연예인으로서 ‘자질’ 문제를 얘기했더니만 가수 출신의 젊은 연기자 팬들이 난리가 났다”면서 “절대 특정인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
실력있는 연기자라면 가수든 모델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기본이 돼 있어야 올바른 방송환경과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연예기획사들의 불만제기에 대해 “내 말에 서운함을 느끼기 전에 연기교육을 시키는 등 올바른 연기자, 연예인을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일단 정 실장의 일침으로 젊은 연기자들이 긴장한 것은 사실이다. 시민단체와 네티즌 사이에서 ‘좋은 방송 만들기’ 바람도 서서히 불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방송 3사의 각 PD들은 묘한 경쟁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 과연 정 실장의 발언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여의도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소현 coda031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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