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은 1998년 TV 광고를 통해 데뷔, CF와 뮤직비디오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SBS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의 어릴 적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맑고 커다란 눈과 청순한 미소는 단박에 그녀를 ‘CF 퀸’으로 만들었다. 지난해엔 신하균·조한선 등 걸쭉한 스타들과 함께 한 드라마에서 당당히 주연자리를 꿰찼고, 대장금 출연에 이어 영화 ‘청연’의 주연급 자리도 차지하게 됐다. 최근엔 ‘해신’ 후속으로 오는 6월 1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부활’(극본 김지우·연출 박찬홍)의 여주인공을 맡아 1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드라마‘부활’은 한 남자가 아버지의 죽음에 숨은 비밀을 파헤치고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극중 한지민은 노름꾼인 홀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생활하지만 어려서부터 해맑고 순수하게 자라난 인물 ‘서은하’를 연기한다. 당당하고 자존심 강한 성격으로 명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해 건설회사 인테리어팀에 입사하는 커리어우먼 캐릭터. “여린 듯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당당하고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인물이죠.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밝고 건강하고 당찬 캐릭터라고나 할까요?” 맑고 따뜻한 성품에 외유내강형…. 그녀가 연기하게 될 ‘서은하’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동안 한지민이 출연했던 작품들 속 인물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스친다.
드라마 ‘올인’에 이어 ‘대장금’에선 마음 착한 의녀 신비로, ‘좋은 사람’에선 착하고 순수한 오순정역으로… 모두 착하고 밝고 순수한 캐릭터다. 한지민은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금세 얼굴을 붉히며 “연기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이 실제 제 성격이랑 닮아서 그렇게 보이는가 봐요. 공주병이 아니라(웃음) 평소에도 그렇거든요. 부끄럼도 많이 타고, 솔직하지만 겁도 많은 편이고….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나름대로는 다르게 연기했는데 비슷비슷하게 보인다니 그건 아마도 제 연기력이 많이 부족해서가 아닐까요?”당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엄태웅은 “착하고 여린 성격이 드라마 속 캐릭터와 너무 닮았다”고 한지민을 평했다. 물론 한지민을 향한 이 같은 평가는 누구에게서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매니저 이정희씨는 “유리알처럼 맑고 투명한 아이”라며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내는 여린 스타일이다. 늘 예의바르고 소녀 같아서 함께 있으면 나도 모르게 순수해진다. 여느 연예인 같지 않게 때묻지 않은 청순함이 드라마 캐릭터로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라고 칭찬을 늘어놓았다.한지민의 맑은 성격은 화목한 집안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거의 20년 이상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자택에서 부모 외에도 조부모까지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대가족 속에서 성장한 셈. 할아버지·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지 맘도 여리고 어리광도 많은 편이다.
“나중에 결혼하면 꼭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거나 “위암 투병중인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실버타운을 반드시 세우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는 것도 모두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연기자가 한가지 모습으로 굳어진다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제 성격을 바꿀 순 없지만 직업이 연기자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야겠죠. 이번 드라마만큼은 ‘부활’이라는 제목처럼 연기자로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거예요. 만약에 악역이 주어진다면요? 글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지만 예쁜 악역도 괜찮을까요?(웃음)”
정소현 coda031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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