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상대방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살벌한 용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을 탈당한 인사들을 겨냥하고,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을 발목잡은 인사들, 그리고 국민의당은 더민주와 새누리당을 싸잡아 보복성 공천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3당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낙선 대상자들을 알아봤다.
-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새누리·더민주 공세
- '표적공천', '자객공천', '킬러공천' 등 살벌

4.13총선 공천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여의도에 때 아닌 ‘자객공천’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반드시 낙선시키겠다는 다분히 감정 섞인 공천이다. 그 시작은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포문을 열면서부터다. 이 위원장은 3월4일 우선추전지역을 설명하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 국정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의원들이 있다”며 “출마예상지역구에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처음으로 ‘킬러공천’을 언급했다.
여야 ‘우선추천’ ‘전략공천’ 적극 활용
새누리당 내에서 지목한 킬러공천 대상자에 거론되는 더민주당 의원으로는 박영선(서울 구로을), 정청래(서울 마포을),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이상민(대전 유성), 서영교(서울 중랑갑), 신경민(서울 영등포을), 이언주(경기 광명을), 최민희(경기 남양주병) 등이다. 이종걸·박영선·이상민·최민희 의원은 정부여당이 추진한 개혁입법안에 제동을 걸었다는 이유이고 정청래·신경민·서영교·이언주 의원 등은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주도했던 인사라는 점을 들고 있다. 여당이 ‘손 볼’ 대상 중 정청래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 당해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우선추천 지역 역시 킬러 공천의 의미가 있다. 국민의 당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공천했다. 관악갑의 원영섭 변호사는 친노계 핵심인 유기홍 의원을 부천원미갑 이음재 후보 역시 친노 강경파인 더민주 김경협 의원을 맞상대할 전망이다.
다음으로 ‘자객공천’에 적극적인 당은 더민주당에서 뛰쳐나와 창당한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특별공천’이라는 명목하에 3월7일 “4.13총선에서 국민의 이름으로 수구진박세력과 친노패권·무능86을 심판하고자 한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소속의 지역구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지목한 지역구는 새누리당 ▲서울 송파병(김을동) ▲인천 남구을(윤상현) ▲경기 의정부을(홍문종) ▲경기 용인수지(한선교) ▲전남 순천곡성(이정현), 더민주 ▲서울 마포을(정청래) ▲서울 금천(이목희) ▲경기 안산 상록갑(진해철) ▲부천 원미갑(김경협) ▲세종시(이해찬) 등 총 10군데다. 그러면서 “향후 2차, 3차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치특위가 거명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며 더민주 소속 의원들은 다수가 친노계다.
컷오프 된 정청래 여야 모두 ‘킬러공천’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비서실 정무보좌역, 열린우리당 정치개혁특위 위원 등을 지낸 김철 예비후보가 단수후보로 지명됐다. 이목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금천에는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기획단에 참여했던 정두환 극동대 교수가 공천을 받았다. 김태년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수정에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로 나섰던 장영하 변호사가 나서게 됐다.
반면 더민주당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비해 자객공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민의당과 불가피하게 양자대결을 벌여야 하는 호남을 중심으로 ‘자객공천’이 거론되고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 지역구인 광주서을에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투입했다. 또한 전북 정읍.고창에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허정열 예비역 소장을 전략공천해 국민의당으로 건너간 유성엽 의원에게 칼을 겨누고 있다. 또한 광주 광산을 권은희 의원 지역구에는 이용섭 전 의원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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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