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니 성큼 다가온 봄을 느낀다. 아직 꽃샘추위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곳저곳에서 봄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겨우내 옷장 깊숙이 넣어 뒀던 화사한 옷들을 꺼내 세탁해 놓고 봄 산행과 나들이를 준비하는 등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늘 설렌다.

테니스황제라 불리는 사나이 로저페더러(35. 스위스)도 최근 ‘무릎반월상열골판’을 다쳐 한 달간 대회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페더러처럼 과격한 운동을 일삼는 경기스포츠 선수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도 무리하게 등산과 마라톤을 하거나 무릎근육과 관절이 굳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충격이 전달될 경우에 손상 가능성이 높다.
반월상연골판이 제 기능을 잃게 되면 무릎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뚜뚝’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손상이 심할 경우 뼈와 뼈가 맞닿는 충격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해져 묵직한 통증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갑자기 무릎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무릎 잠김(knee locking)’ 현상까지 일어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한다.
또한 후에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젊은층은 주로 과도한 운동으로 반월상연골판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년층에서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연골의 탄력이 떨어지고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반복적인 움직임만으로 무릎 연골이 파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절염과 혼동되기 쉽다.
반월상연골판 치료는 손상의 정도와 양상에 따라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로 나눠 적용된다. 만약 단순 파열된 경우 연골판의 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봉합술을 시행하고, 퇴행성 파열이나 연골판의 치유능력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는 부분절제술을 시도한다. 이때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하면 수술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절개부위가 작아 통증과 출혈, 감염 위험이 적다. 현재 페더러도 무릎관절경수술을 받고 요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월상연골판은 재생능력이 없어 한 번 손상되면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스트레칭과 하체강화 훈련이 없는 갑작스러운 봄철 운동은 관절에 독이다. 스트레칭은 관절을 꺾거나 비트는 과격한 몸짓은 삼가고 유연성과 가동성을 올려줄 수 있는 동작들 위주로 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후에는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는 등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켜 연골을 잡아주는 힘을 길러야 한다. 수영과 사이클도 관절의 유연성과 힘을 길러주기에 좋은 운동이다.
평소 퇴행성관절염이나 무릎연골이 약한 사람의 경우 등산보다는 평지에서 하는 트래킹을 권한다. 등산을 할 경우에는 무릎의 하중을 줄여주는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등산 스틱을 사용해 체중의 최대 5~7배까지 전해지는 산을 내려갈 때의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의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운동 과격주의자를 빼놓고는 대부분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봄 환절기 1~2주 전부터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굳어 있는 몸을 깨우는 것이 최우선이다. 스트레칭에 투자하는 노력은 사고위험과 반비례한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반월상 연골파열 절제수술 후에 퇴행성 관절염이 조기 유발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월상 연골파열 치료는 관절내시경 수술 없이 무릎 통증과 무릎의 기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됐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