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만남,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 커플은 ‘우연한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CF 현장에서 처음으로 만난 그녀, 첫 눈에 반했다면 십중팔구 연인으로 발전하기 쉽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야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선 그 경우가 더 잦다. 연예가의 소문난 잉꼬부부로 알려진 하희라·최수종 커플이나 차인표·신애라 커플은 같은 드라마에 나란히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 결혼으로 골인한 대표적 주인공들이다. 탤런트 유준상·홍은희 커플은 MBC TV 베스트극장에서 함께 출연한 뒤 실제 부부가 됐다.
또 탤런트 남성진과 김지영이 MBC TV ‘전원일기’에서 영남이와 복길이로 오랫동안 콤비를 이루다 한 지붕 식구가 된 건 너무나 유명하다. 물론 이들이 연인 사이를 선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연히 팬들의 눈에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이 목격되거나 측근의 입을 통해 툭 흘러나온 말이 신빙성있는 ‘제보’가 되지만, 처음부터 순순히 ‘자백’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한 오빠 동생 사이’라는 식상한 변명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게 대부분. 하지만 지금까지 결혼에 골인한 대다수의 연예인 커플들이 ‘오빠’에서 ‘아빠’로 호칭이 바뀐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화려한 생활, 하지만 그들은 늘 외롭다…
연예인들의 결혼 생활은 일거수일투족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된다. 그리고 이들은 그런 팬들의 욕구와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하나같이 하늘을 날 것 같은 표정으로 “행복해요”를 외친다. 하지만 그 미소가 오래가는 경우는 연예계 잉꼬 커플을 꼽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특이한 점은 이들 대부분이 ‘별거 이후 이혼’이라는 공통적인 수순을 밟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혼이나 별거 사실이 몇 년 동안이나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 TV등에 출연해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전시용’일 경우도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의 이혼이 특별히 잦은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연예 종사자들은 ‘성격차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소 자유롭고 화려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이들이 결혼과 동시에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거나, 가정생활을 이유로 마음껏 연예계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불화’의 불씨가 되는 것. 더군다나 연예인 커플들의 ‘불화설’에는 끝없는 루머와 구설수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일부 연예 종사자는 “대다수의 연예인 커플이 헤어지는 이유가 성격차이가 아닌, 성적 차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화려함 속에 있다가 신데렐라, 혹은 왕자를 꿈꾸는 이들이 사랑이 아닌, 단순한 호감이나 신분상승을 위해 결혼을 택했을 경우,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보기 좋은 ‘액세서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혼 그리고 사랑…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연예인의 결혼이 모두 비극적인 파경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최수종·하희라 커플, 차인표·신애라 커플 등은 서로에게 인생의 반려자이자 연기 조언자로서, 지금까지도 신혼 못지 않은 달콤한 결혼생활을 자랑하는 연예계 대표적인 잉꼬 부부. 특히 이들은 연예계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대표적 모범 가족의 이미지로 CF 업계에서 대환영을 받고 있다. 부부 생활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이나 연예인이나 지지고 볶고 살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결혼이든, 사랑이든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당연한 이치는 비단 연예인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의미.
얼마 전 김남주는 결혼식에 3억원짜리 귀고리를 착용하고, 결혼비용만 10억원 정도가 들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인생에 어쩌면 단 한 번 뿐인 결혼식. 최고로 화려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식 그 날의 화려함을 평생 이어갈 수 있는 서로의 노력일 것이다. 어쩌면 인기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중들의 심리 이면에는 하나의 가십거리로서가 아니라, 부부의 연을 맺은 평범한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정소현 coda031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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