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한국프로야구(KBO) 2016시즌 개막까지 한 달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더욱이 연습경기 동안 다양한 문제점과 보완점을 확인한 만큼 시범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전력 짜맞추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지옥훈련으로 팀의 색깔을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아쉬움도 컸던 한화는 투수진의 특별 훈련 연장을 감행하며 우승을 위한 필승 전략에 돌입했다.
우승후보 NC 견고한 투타로 연습경기 압도…김경문 감독 우승에 군침
전력 이탈 메워가는 넥센과 달리 김현수 빈 자리 못 채운 두산 ‘진퇴양난’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다. NC와 LG·넥센은 웃었고 두산과 KIA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연습경기부터 예사롭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14경기 11승2패1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은 1군 1년차가 된 kt 위즈와 7경기를 치렀고 대부분 대학팀 및 마이너 연합팀과 맞붙었지만 발군의 경기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지난 1일에는 마이너 연합팀을 상대로 19-1 대승을 거뒀고 지난달 14일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을 4-3으로 꺾은 바 있다.
NC는 올해도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이호준이 연습경기에 뛰지 않았지만 14경기 평균 6.6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시즌 MVP 에릭 테임즈는 연습경기에서 터뜨린 4개의 안타 모두 홈런이었다. 여기에 5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민호·강장산·정수민을 비롯해 2년차 좌완 구창모와 이적생 김선규까지 투수들이 빈 곳 없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여느 때보다 짜임새 있는 투타가 인상적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신생팀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2014년 정규시즌 3위, 2015년 2위를 기록하며 신흥 강팀의 면모를 갖춘 가운데 올 시즌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NC는 지난겨울 삼성 라이온즈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박석민을 프로야구 역대 최고액 4년 총 96억 원에 붙잡는 등 좀처럼 FA시장에서 지갑을 꺼내지 않았던 통념을 깨고 거액을 투자했다.
이에 김 감독은 “석민이가 오면서 강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타선에 호준이와 석민이 오른손 타자가 2명이 있는 게 그림이 더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4번 타자 에릭 테임즈의 뒤를 석민이가 5번에서 받쳐준다면 팀 타점도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수비에 대한 방점은 여전했다. 김 감독은 “방망이는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투수가 올라오면 1점도 내기 벅차다. 수비를 잘하고 쓸데없는 점수를 안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분위기 띄운 구단들…
우승이 최종목적지
최근 몇년간 우울한 성적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LG 트윈스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5승1패2무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초 LG는 여전히 약체로 평가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주니치 1군을 상대로 10-5를 기록할 만큼 힘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양상문 LG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비로소 빠르고 다이내믹한 팀 체질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준형·이승현, 내야수 정주현·강승호, 외야수 안익훈·이천웅 등으로 대변되는 젊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차며 두각을 나타냈다.
유력한 마무리 후보 임정우의 경우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팀에 변화를 주려고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노력했다. 선수들이 그런 변화의 노력을 몸소 실천해줬다.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느낌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팀에 힘과 짜임새가 생겼고 선수들 간의 기량차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겨울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등 최근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습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줘 우려를 씻어냈다. 넥센은 오키나와리그에서 마지막 5연승을 포함해 6승2패1무로 연습경기를 마쳤다.
특히 조상우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김택형의 성장이 인상적이었고 마무리 김세현도 1이닝 전력 투구로 적응을 마쳤다. 이와 함께 대니 돈과 강지광, 장영석까지 2개씩 총 11개의 홈런을 터뜨린 타선도 박병호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 가는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팀에 남아있는 물음표를 얼마나 느낌표로 바꾸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진다. 2016년은 넥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한 해다. 올 시즌에 넥센의 향후 3년이 달려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와 더불어 통증으로 장기 공백이 불가피한 조상우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다. 안타까울 뿐”이라며 “사실 선발투수로서 상우는 물음표였다. 팀 사정상 기회를 빨리 준 것인데 어찌 보면 잘된 일이다.
잠깐 선발로 던지고 중간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상우는 앞으로 쭉 선발로 자리잡아야 한다. 올해 회복되더라도 더 쉬면서 2017년에 완벽한 선발로 준비시킬 것이다. 확실히 준비할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두산·KIA 하한가
도박 파문 삼성 미지수
반면 연습경기 내내 우려를 나타낸 팀도 있다. 지난해 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3일 소프트뱅크 2군에 승리하기 전까지 무승부 한 번에 6연패를 당하며 많은 숙제를 남겼다. 특히 김현수의 떠난 빈 자리의 불안감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분위기다.
박건우를 중심으로 한 외야수들이 수비에서는 성장했지만 타격에서 대체자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아직 믿음을 주지 못했다.
에반스는 7경기에서 21타수 4안타(0.190) 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1개가 있었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민병헌, 정수빈으로 시작되는 타선은 비교적 탄탄하지만 과거 김현수의 ‘해결사’ 역할이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KIA 타이거즈 역시 올해도 캠프 연습 경기에서 2승8패1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론 지난해 9전 전패 103실점으로 무너진 것에 비하면 살아나고 있다고 쳐도 11경기에서 영봉패 2번을 포함해 평균 2.7득점에 그친 방망이가 아쉬웠다.
다만 일본 팀들과 7차례 승부하며 베테랑들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렀고 승패보다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여기에 투수 김윤동과 내야수 박진두가 새로운 전력으로 떠오른 게 수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KIA가 지난해 팀타율 꼴찌였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범경기를 통한 타자들의 감각을 이끌어 내는 것이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밖에 1군 2년째 접어든 kt는 6승5패로 5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마무리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점이 과제로 남았다. 심동섭과 한승혁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한승혁이 제구에 안정을 찾으며 캠프를 마치는 성과를 얻었다.
SK도 마무리를 확정하기 못한 채 3승6패1무를, 롯데는 2승2패1무, 삼성이 3승4패2무, 한화가 4승7패의성적으로 연습경기를 마쳤다.
특히 삼성은 해외 원정도박혐의를 받는 윤성환과 안지만 사태가 정리돼야 마운드도 정리할 수 있어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마무리가 없는 가운데 선발과 셋업맨인 이들 두 사람의 시즌 합류에 따라 삼성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겨울이적시장의 큰손을 자처했던 한화는 올해도 지옥훈련의 연장선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총 49일간의 스프링 캠프를 마치고 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투수 12명과 김성근 감독, 코칭스태프 5명은 오키나와에 남아 시범경기 개막 하루 전인 7일 입국한다.
김 감독은 “투수들의 훈련량이 부족하다.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12명의 잔류를 결정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선발시스템에 대한 대비와 특유의 ‘벌떼야구(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곧바로 다른 투수를 올리는 인해전술)’를 구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 한화 마운드가 양과 질에서 더욱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한화의 반격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