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된 야구협회…박상희 회장 사퇴로 마무리될까
만신창이 된 야구협회…박상희 회장 사퇴로 마무리될까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02-29 11:27
  • 승인 2016.02.29 11:27
  • 호수 1139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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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희 대한야구협회 회장<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대한야구협회(KBA)가 기금사용 논란에 이어 사문서 조작, 법인카드 과다 사용 공개 등 갖가지 의혹이 휩싸이면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더욱이 박상희 회장은 정기 대의원 총회를 통해 집중포화를 맞으며 사퇴까지 언급해 그 후유증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긴급 상임이사회에서 “협회가 더 이상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가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회장이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니다. 사표를 내신 것도 아니다. 협회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박 회장이 사퇴를 언급하기까지는 앞서 불거진 기금 전용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대한야구협회에는 특별회계로 관리되는 기금과 적림금이 있다.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해 정부와 체육진흥공단으로 받은 지원금, 과거 수익 및 이자 이월금, 기업 후원금, 야구인들의 십시일반 모금 등으로 마련된 재원이다.

하지만 협회는 지난해 이 기금에 대해 규정을 무시하고 경상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협회는 2015년 기금과실금(이자 수입) 8억9436만 원 중 3억809만 원을 협회 운영을 위한 경상비로 지출했다. 이는 특별회계로 관리해야 할 협회 기본 자산을 임의로 일반 회계로 전용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4일 열린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박 회장과 이사들의 법인카드 과다 사용 내역이 공개되면서 한 차례 집중포화를 맞았다. 또 집행부는 이 문제를 덮기 위해 하지도 않은 회의를 열었다는 문서 위조 의혹까지 일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셈이 됐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주최단체지원금 승인을 보류했다. 주최단체지원금이란 스포츠토토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경기 단체에 지원하는 돈으로 지난해 야구협회는 약 19억 원을 지원 받았다.
지원금은 지난해 협회 예산의 28.6%를 차지해  당분간 재정 운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대한체육회도 지난 26일부터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결국 최근 정기총회에서 “수치스럽다”며 괴로움을 토로한 박 회장은 주변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사퇴까지 언급한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사퇴가 공식화될 경우 그는 취임한지 불과 9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박 회장의 사퇴만으로는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기 힘들 것으로 보여 한동안 협회 내부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박 회장이 취임 후 전횡에 가까운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야구협회 감사를 맡고 있는 강응선 제주도협회장에 따르면 박 회장이 협회 장부를 정리하기 위해 채용한 단기 계약직이 곧 바로 정직으로 전환돼 있었고 대한야구협회 홈페이지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로 입사한 직원이 바로 대리 직함을 달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해 물갈이된 4명의 상임이사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파문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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