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생산자 물가, 마진여건과 투자사이클
주식시장 투자전략-생산자 물가, 마진여건과 투자사이클
  •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입력 2016-02-29 09:48
  • 승인 2016.02.29 09:48
  • 호수 1139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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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빠른 반등은 아니더라도 저점 영역에 진입해 있다는 기대는 가져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유가의 하락 추세가 멈추면 생산자 물가 지수의 탄력적인 반등(상대적으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글로벌 투자 경기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와 같은 흐름의 이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의 이격은 마진 여건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마진 여건이 개선되는 구간에서는 투자 사이클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지만, 이것이 반전되는 상황에서 투자 사이클 저점이 형성되는 경우가 관찰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바닥 확인에 따라 마진 여건의 축소가 진행된다면, 글로벌 투자 사이클 회복에 따른 국내 건설업종 벨류에이션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유가 저점 지역 진입했다는 기대감 있어
하락 멈추면 탄력적 물가 지수 반등 예상

아직까지 유가의 변동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바닥권 형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재들이 출현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지역에서는 생산자 물가 지수의 반등(마이너스 폭 축소)흐름이 목격되고 있다. 유가의 저점 형성에 따라 물가 지수가 반등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생산자 물가의 반등 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 물가의 상대적으로 빠른 반등은 마진 여건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됨. 과거 추이를 보면, 마진 여건이 축소되는 시점에서 투자 사이클의 변곡점이 형성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2010년 이후 글로벌 투자 경기는 위축되는 흐름을 이어왔지만, 마진 여건 축소에 따른 변곡점 형성 가능성도 생각해 볼 필요하다. 글로벌 투자 경기와 건설 업황은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 업종의 벨류에이션 회복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우디의 감산 불가 발언으로 유가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변동성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유가의 저점대 형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감산 불가라고는 하나 이미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급 확대 우려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또 IEA에서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원유의 초과 공급이 15년을 기점으로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과잉 공급의 완화 일 뿐, 실질적 수급 균형은 2017년이 되어야한다는 추정인 만큼 당장 유가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소재이다. 하지만, 적어도 하방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는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자료를 통해 언급했던 바와 같이 유류의 계절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가가 빠른 반등은 하지 않더라도 바닥을 확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기저 효과의 완화에 의해 유가의 하락이 이끌고 있던 물가지수의 낙폭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물가지표를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로 나누어 보면 일반적으로 생산자 물가가 유가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 물가는 생산자의 가격 전가력, 물가 지수의 구성 항목 상 차이점 등의 이유로 덜 민감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주요 국가들을 살펴 보면 생산자 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비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생산자 물가가 소비자 물가에 비해 민감하게 움직인 다는 점을 함께 감안하면, 소비자 물가 지수와 생산자 물가 지수 간의 이격이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입장에 대입해 보면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는 각각 매출과 비용을 의미하는 일종의 대용치로 간주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이 두 변수 사이의 이격은 결국 마진 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유가의 하락에 의해 추세적으로 확대되던 마진 여건이 다소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마진 여건의 위축이라는 것이 일견 부정적인 뉘앙스를 줄 수 있지만, 이 마진 여건과 투자 사이클 간의 연관성을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경험적으로 마진 여건이 개선되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통한 비용 감소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즉,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기본적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음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형성된 상황에서 나타나는 비용 감소(원자재 가격 하락)가 마진 회복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직관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를 증가 시킬 유인이 크지 않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지 않은 만큼 굳이 해당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없으며,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수익추구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진의 개선에 의해 기업의 이익은 일정 부분 보상될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다 추세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은 마진 여건이 고점을 형성하고, 마진 축소에 대한 우려가 형성되는 시점부터가 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그림을 통해 글로벌 Macro 차원에서 이와 같은 마진 여건의 흐름 간에는 앞서 추론한 것과 유사한 관계가 형성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마진 여건이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투자 사이클의 회복이 시작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IMF의 WEO에서 산출한 전세계 소비자 물가 지수-산업에 투입되는 원자재 가격 변화율(마진 여건)과 투자 전세계 투자 증감률의 추이를 이용) 글로벌 투자경기 저점 기대감, 국내 건설업종의 벨류에이션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다.

글로벌 투자 사이클은 2010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형성해 왔지만, 이상에서 추론한 바와 같이 마진 여건의 정점 통과를 예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투자 사이클의 회복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으로 보인다. 투자 사이클은 결과적으로 건설 경기와 일맥상통하며, 이는 다시 국내 건설주들의 벨류에이션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는 연결 고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래 그림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국내 건설업종의 PBR 추이는 글로벌 투자 사이클과 무척 밀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유가의 절대적인 레벨이 낮은 만큼 중동 발주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으로 보긴 힘든 상황이나 이란의 국제무대 복귀에 따른 발주 확대 기대, 아시아 인프라 투자와 맞물린 기대감, 국제사회의 정책기조 변화 등도 감안하면, 해외 수주와 관련된 부담이 완화되며 건설업종이 점차 벨류에이션 회복구간에 접어 들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정리 - 강휘호 기자
자료 -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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