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스승으로 알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 맛 돋울 글 쓸 터
가상의 세상을 현실보다 더 웅숭깊은 현실로 묘사하며
소설을 통해 사회를 정화시키는 힘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1월 20일 이사회를 열고 김지연 작가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2년이다.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천태산 울녀’로 등단했으며 ‘ 가시내’ ‘씨톨 1·2’ ‘논개’등 33여권의 책을 펴낸 김지연 신임 이사장을 2월19일 인터뷰 했다.
▲ 아시다시피, 약 10년 전부터 책을 읽지 않는 세상으로 변하면서 우리 작가들은 설 자리가 서서히 좁혀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글쓰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디에서도 소설책을 읽고 있는 대중 독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명의 조류가 디지털과 영상 매체화 되면서 종이책은 구시대의 문명으로 추락하여 도무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휴대폰을 이용하여 전자출판 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극소수이고 자리가 전혀 잡히지 않아 거의 소설이 독자들 손에서 사라졌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정부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공연, 예술분야에만 지원하면서 정신문화의 결정체인 소설을 도외시하고 원고료도 제작비도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1천2백여 명의 한국소설가들이 총 집합되어 있는 한국 소설가의 존재감을 묵살하듯 그나마 이윤을 낳고 있는 일부 상업문학지에는 고료를 편파 지원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한국소설가협회의 위상
▲ 한국소설가들의 권익과 서로간의 친화를 위해 집행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문제점이 있는 부분은 제도개선으로 소설가들의 의혹을 풀어내고, 아울러 각 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나의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습니다. 앞으로 소설가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주 만나서, 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글값으로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데도 소설가 지망생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천생의 끼와 냉철한 혜안의 속 깊은 인재들이 찢어지는 가난을 무릅쓰고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을 순화시키고 성숙시키며 살 맛을 돋구어주는 좋은 글을 쓰려고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가상의 세상을 그러나 현실보다 더 웅숭깊은 현실로 묘사하면서 사회를 정화시키고 있습니다.
- 이사장님의 소설세계는
▲ 의학소설, 산, 고발소설과 최근에는 노인문제로 요약됩니다. 의학소설로는 ‘흑색병동(86)’뇌사문제를 다룬 ‘히포크라테스 연가(94)’ 살구나무 숲에 트는 바람(91)’ ‘돌바람(82)’ ‘명줄(2011)’등의 의학소설로 한국문단에서는 유일한 의학소설가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함을 다룬 성의학 소설로는 베스트셀러였던 ‘씨톨1,2,3’ 대학병원을 하나의 세상으로 해 생명의 여러 문제를 다룬 ‘생명의 늪1,2’가 있습니다.
의사신문에서 8년여의 기자생활을 바탕으로 의료사고, 안락사, 뇌사, 시험관아기 등은 지금도 한국의학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데 저는 20여 년 전에 이런 의학 문제를 소설로 써서 화제가 됐습니다.
18세 때 신경쇠약에 폐결핵을 앓아 산사에서 겨울 한철을 정양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바로 아래 대원사에서 예민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저는 이때의 산 생활을 취재해 소설로 썼습니다. 이때 나온 소설이 ‘산울음’ 베스트셀러였던 ‘산배암’ 중국 흑룡강성에서 번역하여 팔렸던 ‘산가시내’입니다. 인간의 본성, 자연의 순수함 등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고발소설로는 ‘독 안에 든 하늘’ ‘폐경기’ ‘숨통이 트이는 소리’ 등은 여성의 자존적, 독립적인 여성주의적 화자를 주인공으로 페미니즘문학의 논제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승의 한 생’이라는 노인문제를 주제로 작품집을 준비해서 올해 안에 내려고 합니다.
1999년 국제신문에 2년간 연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소설논개’도 3권 정도로 정리해 2017년에는 출간 하려고 합니다.
저는 늘 작품의 깊이와 재미, 사회문제를 같이 고민합니다.
# 김지연 이사장은
■ 전주여고
■ 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 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 1968년 현대문학 소설 추천
■ 현)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부이사장, 김동리기념사업회 회장
■ 은평문화원장
■ 전) 방송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22대), 동덕여대 강사
■ 경원대 겸임교수 역임
■ 저서) 단편/중편소설《산가시내》《산울음》《산 배암》《산정》《돌바람》《씨톨1·2·3》《야생의 숲》《촌남자》《고리》《흑색병동》《욕망의 늪》《욕망의 늪》《아버지의 장기》《살구나무 숲에 트는 바람》《히포크라테스의 연가》《산막의 영물》《산죽》《명줄》《인생》 장편소설《생명의 늪(上·下)》 장편역사소설《논개》등 33여 권.
■ 수상) 한국소설문학상(10회), 월탄문학상(31회), 채만식문학상(8회), 성균관문학상(2014)등 수상 다수.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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