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이혼시켜 달라!” 요구…법원 “이유 없다” 일축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63)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는 현역 시절, 부친 못지않은 기량과 스타성으로 각광받아왔다.
차두리는 2008년 12월 임페리얼팰리스 호텔 신철호 회장의 장녀인 신혜성 씨와 결혼해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장인인 신철호 회장은 국내외의 호텔과 리조트 등을 포함해 1096억 원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혜성 씨는 서울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캐나다 온타리오주립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재원.
2002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차두리는 2010년부터 2년간 스코틀랜드의 셀틱에서 뛰는 등 10년간 해외 생활을 했다. 10년 가까이 활동했던 독일 리그를 떠나 프로축구 FC서울에 입단하며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차두리는 승전보보다 이혼이라는 우울한 소식을 먼저 안겨줬다.
“결혼생활 행복하지 않아”
2013년 부인과의 이혼소송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인터넷상에서 연신 회자됐던 차두리의 과거발언이 재조명됐다. 당시에는 막연한 푸념이라 여겨졌던 것이 지금은 뒤늦게 달리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두리의 이혼이 그리 뜬금없는 뉴스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일찍부터 차두리는 그리 평탄하지 않았던 결혼 생활을 은연중에 노출시키며 누리꾼들의 근심을 샀기 때문이다. 새삼 회자된 차두리의 과거발언도 그 중 하나였다.
차두리는 지난 2011년 11월, 자신의 C로그를 통해 “지금 나는 행복하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 행복을 억지로 만들려고 노력중이다”는 내용의 심경 글을 게재하며 한 차례 암울한 결혼 생활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나를 부족함이 없는, 그래서 ‘힘들다’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하면 배가 불러서 그런 소리나 한다고 핀잔을 준다”고 하소연했다.
비슷한 시기 차두리는 “요즘 들어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결혼 잘해서 장인어른 덕을 본다는 소리다. 그래서 인생 걱정 없이 산다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을 때면 속이 쓰리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두리는 “나는 돈에 눈이 멀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다…나의 생활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밖에 모르는 사람, 아버지께서 그랬듯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운동장에서 인정받을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덧붙이며 편견에 대한 소신 있는 항변의 말을 전했다.
그러더니 결국 2013년 3월 12일 부인 신 씨를 상대로 이혼 조정 신청을 낸 차두리는 합의에 실패해 조정이 성립되지 않자 그해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가족사랑 대단했던 차두리
당시 차두리가 이혼 결심을 하게 된 배경으로는 장기간에 걸친 해외 생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일부 소식통들은 “부인 신 씨가 결혼 후 오랜 해외 생활에 어려움을 느껴왔다”는 속사정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행복하지 않다”로 시작되는 차두리의 과거발언 외에도 이혼 복선은 한 가지 더 있었던 셈이다.
지난 2012년 9월, 한 차례 기사화됐던 차두리의 돌발 행보도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뒤셀도르프에서 활동 중이었던 차두리는 출정이 예정돼 있던 두 경기에서 돌연 결장하며 많은 팬들의 우려를 샀다.
이에 일각에서는 차두리의 결장 이유가 부인과의 불화 그리고 이어진 부인의 귀국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며 분분한 여론을 흘렸다.
특히 한 매체는 “차두리 부인이 독일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다툰 후 독일을 떠났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차두리의 이혼 소장에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굴지의 ‘재력가 집안'과 결혼한 것에 대해 차두리 본인이 심적 압박을 받아왔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년에 걸친 재판 끝에 법원이 두 사람의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처음 이혼을 청구한 차두리 측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지 주목된다.
이혼 이야기가 나오기 전, 사생활이 깨끗하고 실력만큼 인성도 훌륭한 차두리는 가족사랑이 대단했다.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아내와 자녀에 대한 사랑을 숨김없이 보였으며 심지어 몸에 문신까지 새겼다.
차두리가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행이 결정된 직후 상의를 탈의했을 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은 차두리의 로봇같이 탄탄한 몸에 새겨진 이른바 ‘바코드 문신’이었다.
차두리의 바코드 문신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바로 아내와 딸의 생일을 로마자로 변환해 새긴 것이다.
차두리의 몸에 새겨진 ‘두리암호’를 해독하면 세로로 새겨진 왼쪽 줄(ⅩⅢ, Ⅸ, LⅩⅩⅧ)은 ‘13, 9, 78’로 아내 신혜성 씨의 생일인 1978년 9월 13일이고 오른쪽 줄(Ⅶ, Ⅱ, MMⅩ)은 ‘7, 2, 2010’이 돼 2010년 2월 7일 딸 아인 양의 생일을 나타내는 것이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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