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유가와 환율,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모습들
주식시장 투자전략-유가와 환율,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모습들
  •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입력 2016-02-22 10:02
  • 승인 2016.02.22 10:02
  • 호수 1138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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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국내 증시의 주요 요인은 환율과 유가라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슈들이 중첩되면서 해당 변수들에 대한 방향성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기존과 같이 비관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유가의 감산이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산유국들 간의 공조는 나타나려는 조짐이다. 원유의 계절적인 수요 증가도 기대해 볼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환율에 있어 정책과 관련된 기대감은 충분히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유가, 공급 우려가 경감된다면 계절적 수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가공급 우려 경감되면 계절적 수요 주목
환율은 정책 기대감 반영 상당 부분 진행돼

유가 감산 합의는 불발되었으나, 적어도 산유국들 간에 의견이 일치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의 석유 수요를 기준으로 보면 3월부터 운전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구간에 진입했다. 이와 같은 소비 수요는 유가의 계절적인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환율, 정책 기대감에 의한 반영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빠른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리 레벨을 보면 이미 1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대부분 반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외생 변수들에 의한 영향이 아니라면 최근의 환율 변동성 확대는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시장에 여러 가지 불안요소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단기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수 두 가지는 유가와 환율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유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OPEC 일부 국가들과 러시아간의 원유 생산 쿼터 동결 합의가 있었다. 이란과 이라크의 증산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이라크의 경우 지난 달 기타 산유국들과의 공조된 움직임이라면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란인데, 동결 합의 후 이란 측에 산유량 동결 합의를 요구한 바 있지만 일단 이란 측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직 이란이라는 불확실성 변수가 남아 있고, 실질적인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증산에 대한 우려의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과 주요 산유국들간의 공조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어 기존에 비해 공급과 관련된 하방 부담이 다소나마 완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한편 이와 같은 공급 측면의 이슈 외에 다음과 같은 수요 측면의 모습도 한 번쯤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원유는 대표적인 소비형 원자재이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의 데이터를 대표로 살펴 보면, 산업용 수요는 약 30% 수준이고, 나머지는 소비와 관련된 수요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유류 수요 가운데 단일 항목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통 부문으로 전체의 약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세인트 루이스 연준의 경제 관련 데이터 베이스인 FRED의 데이터를 참고하면, 최근 미국의 자동차 주행 거리가 추세적으로 늘고 있음이 확인된다. 그간 호조를 보여왔던 자동차 판매와 저유가에 따라 자동차 주행 거리가 가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즉, 자동차와 관련된 원유소비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모습은 유가의 계절성이다. 앞서 언급한 자동차 주행거리를 계절 조정을 하지 않은 원데이터로 보면 뚜렷한 계절성이 확인되는데, 동절기에 축소되었던 자동차 주행 거리는 3월부터 빠르게 늘어나며 7~8월 드라이빙 시즌까지 증가세를 지속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수요의 증가에 힘입어 국제 유가의 계절별 움직임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모습이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글로벌 원유 수요와 미국의 원유 수요의 추이 자체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참고할만한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정리하자면, 아직 유가를 현 상황까지 이끈 공급 과잉 우려는 남아 있다. 감산 같은 적극적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유가의 반등이 진행된다 해도 연속성이나 폭에 있어서는 제약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존에 비해 산유국들의 태도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또 미국의 시추공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포함한 전세계 시추공 수도 크게 줄어 있다는 점 역시 공급 측면의 부담을 제약해 줄수 있다. 이에 더해 원유의 소비가 계절적으로 가장 위축되는 구간을 지나가고 있으며, 늘어난 자동차 판매 대수와 주행 거리까지 함께 감안한다면 적어도 현 수준에서 유가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으로 환율 측면을 생각해 보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 흐름(원화약세)을 보이고 있다.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 장 중 1228원 선을 경험하는 등 유로존 위기가 대두되던 2010년 7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의 레벨 자체가 이정도 수준까지 높아진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지만 빠른 상승은 한은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과거 기준금리 인상 사례들을 살펴 보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중금리와 기준금리 간의 격차가 좁혀지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은 약세 압력을 받아왔고, 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에는 시중 금리가 안정화되는 흐름과 함께 환율도 일정 부분 약세폭을 되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 할 지라도, 현재까지의 한은의 태도를 바탕으로 볼 때, 25bp 이상의 폭으로 단행하거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형성시켜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한은이 재차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갔던 2014년 이후 기준금리와 3년물 국채 금리 간의 평균 스프레드는 +16bp 수준이며, 현재 3년물 금리가 1.43%까지 내려와 있다. 즉, 이미 금리는 25bp 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미 금융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움직임이 진행된 상황인 만큼 다른 외부 변수들의 부담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또한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가와 환율 측면에 있어서 이와 같은 전개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을 전제한다면, 유가 및원자재 가격의 반등, 그리고 고환율 상황에서의 변동성 완화 시점에 양호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저벨류 가치주(대형주) 중심의 대응이 기본적으로 유효한 접근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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