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둘러싼 세 가지 논란과 엇갈린 시선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둘러싼 세 가지 논란과 엇갈린 시선들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6-02-22 10:00
  • 승인 2016.02.22 10:00
  • 호수 1138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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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 발표 전 주식 매입, 아들·손자까지 구설 올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모두 논란이다.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과 손자가 웅진씽크빅의 깜짝 실적 발표 10일 전 대규모 주식 매입을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윤석금 회장 일가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졌고, 이제 막 돌을 넘긴 손자의 나이가 알려지면서 금수저(부모의 재력과 능력이 많아 아무런 노력과 고생을 하지 않음에도 풍족함을 누릴 수 있는 자녀들) 논란으로 이어졌다. 다만 또 다른 일부는 전후사정을 잘 알지 못한 이들이 억지로 논쟁거리를 만들고 있다는 의견도 보인다. [일요서울]이 윤석금 회장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들여다봤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한 살배기 손자 금수저 논란
“비판 받아 마땅한 행동” vs “오너의 경영권 확보일 뿐”

윤석금 회장의 자식과 손자, 3대가 구설에 오른 것은 웅진씽크빅의 실적이 발표가 된 직후다. 공교롭게도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과 손자가 실적 발표가 있기 10일 전, 주식을 장내매입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웅진씽크빅 주식을 장내 매입하고 10여일 뒤, 웅진씽크빅이 지난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을 발표한 것이다. 실적발표 이후 당연히 주가는 급등해 단기적으로 봤을 때 30% 넘는 시세차익을 얻었다.

실제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 윤형덕 웅진씽크빅 상무보와 윤새봄 상무보는 지난달 15일~20일 각 17만9765주씩 총 35만9530주를 사들였다. 두 사람의 투자 자금은 40억 원 수준으로 주당 평균 1만1100원에 매입했다. 주식 매입으로 두 형제의 소유지분은 5.7%(197만주)로 확대됐다.

윤석금 회장의 손자는 지난달 18일 웅진씽크빅 주식 1795주(0.01%)를 취득해 화제가 됐다. 윤석금 회장의 첫 손주는 차남인 윤새봄 웅진 상무보와 배우 유설아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투자금액은 주당 평균 1만1100원인 1990만 원이다.

두 아들이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씽크빅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경영권도 강화됐다. 웅진씽크빅의 최대주주는 24.33%를 소유한 (주)웅진이고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이 각각 2.84%의 지분을 소유해 특수관계인 지분이 30%를 넘어섰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윤석금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다. 또 과거 윤석금 회장이 ‘자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발언했던 것을 근거로 “윤석금 회장이 자신의 말과는 달리 두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제 막 돌을 지난 손자의 나이는 금수저 논쟁을 일으켰다. 그의 손자는 지난해 1월 13일 생으로 이제 막 첫 돌이 지났다. 그렇지 않아도 반재벌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때인데 한 살배기 손자에게 주식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청년들과 부모들을 허탈하게 만들어야 했냐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특히 이러한 비판을 받고 있는 시기도 좋지 못하다. 윤석금 회장은 1000억 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와 15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가 지난해 말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집행유예로 나오자마자 미공개 정보이용 논란, 손자의 금수저 논란 등이 터져 나오는 것은 윤석금 회장 개인적으로도 좋지 않지만,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안정화 시기가 필요한 회사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억울한 웅진그룹

다만 이와 관련해 웅진그룹은 너무나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제대로 된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괜한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견해다. 웅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너의 보유 지분 확대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매입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너 일가는 주식 취득 후 6개월간 양도할 수 없다. 10년이 지나도 주식을 처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런데 오너가 주식을 취득한 것을 단기간의 주가 상승과 연결시키는 것은 억지”라고 설명했다.

주식 매입을 한 시기와 실적 발표가 맞물리는 것은 “우리는 지난해 분기마다 호실적을 발표했다. 만약 싸게 사고, 비싸게 팔고 싶었다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난해 한주 당 8000원 대가 채 되지 않았을 시기에 매입을 했어야 하지 않냐”고 맞섰다.

경영권 승계 부분은 “웅진그룹은 어떤 그룹보다 투명한 경영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윤석금 회장이 경영권을 그냥 넘겨주고 싶어서 넘겨준 것이 아니다”라면서 “법정관리 때 윤석금 회장이 모든 사재를 출연했고, 그의 두 아들 역시 사재를 출연해 피해를 막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영권이 넘어간 것인데 어떻게 과거 인터뷰와 연결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너가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 또한 당연하다. 주주들 입장에서도 전혀 나쁠 것이 없다”면서 “주식투자의 개념으로 해석하지 않길 바란다. 잘못된 시선으로 인해 받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한 재계 관계자도 “이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오너일가가 주식을 매입한 시기보다 팔아치운 시기가 더욱 관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손자가 주식을 취득한 것은 다소 시기가 좋지 않았다”고 의견을 더했다.

한편 2012년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로 위기를 맞은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 웅진식품 등을 매각하고 현재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가 된 웅진씽크빅은 전자책 렌탈서비스 웅진북클럽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12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 형제간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해 경영권을 이어받고 있다.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줄곧 재기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온 모습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역풍을 맞은 웅진그룹이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지가 주목된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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