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CU 회장, 골프 사업 뒷말 무성
홍석조 CU 회장, 골프 사업 뒷말 무성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6-02-22 09:39
  • 승인 2016.02.22 09:39
  • 호수 1138
  • 3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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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그룹 리스크 짊어질 목적?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골프장 사업에 나선다. 보광그룹이 소유한 보광이천(휘닉스스프링스)을 인수한 것이다. 이번 M&A 규모는 1300억여 원으로 실질적 투자 금액은 1200억여 원이 될 전망이다. 이를 놓고 업계 안팎에는 엇갈린 시선이 나온다. BGF리테일의 투자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대부분을 털어 넣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휘닉스스프링스가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태여서 홍석조 회장이 동생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돕기 위해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순이익 대부분 털어넣는 규모
본업 연관성 떨어져 불투명 전망 다수

BGF리테일은 지난 11일 골프장 휘닉스스프링스를 1301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방식은 보광그룹 소유의 휘닉스스프링스를 무상감자한 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결정됐다.

인수금액은 BGF리테일 자기자본의 약 23%에 해당한다. BGF리테일은 인수대금 전액을 내부자금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후 BGF리테일이 보유하는 휘닉스스프링스의 지분은 85.2%(2602만주)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부터 휘닉스스프링스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평가기관과 함께 사업성을 검증하고 자산가치를 평가한 끝에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휘닉스스프링스는 2009년 개장한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중부고속도로의 남이천IC에서 자동차로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 강남을 기준으로는 5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BGF리테일은 현재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휘닉스스프링스를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회원제에서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규 사업도 추진해 수익 모델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또 골프장 위치에 대한 접근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장은 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사업이 본업인데, 이와 크게 상관이 없는 골프장을 인수했다는 지적이다.

또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적자 회원제 골프장들이 모두 퍼블릭으로 전환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BGF리테일이 본업과 무관한 분야의 경쟁에서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시선이다.

특히 휘닉스스프링스가 보광그룹의 자본잠식 계열사라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휘닉스스프링스는 최근 몇 년간 실적악화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2014년 매출은 170억 원, 순손실은 66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규모는 2429억 원에 이른다.

동생 돕는 차원?

반면 BGF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4조3343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528억 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28.7%, 50.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836억 원으로 전년대비 44.2% 늘어났다.

주식으로 전환되는 회원 보증금을 제외한 BGF리테일이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금액이 1280억 원에 이른다. 즉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대부분을 휘닉스스프링스를 사들이는 데 쓰는 셈이다.

이 같은 우려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BGF리테일이 지난 11일 골프장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후 12일 증시에서 BGF리테일 주가는 17.17%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BGF리테일이 보광그룹의 리스크를 짊어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동생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돕기 위해 직접 사업 관련성이 없는 분야에 진출했다는 의혹이다.

BGF리테일은 보광그룹에서 편의점 사업만 분리된 기업이다. 1994년 12월 1일 ㈜보광 CNS 사업부에서 별도법인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를 설립했다. 보광그룹에 속한 계열사이나 사업 운영은 독립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34.82%를 보유한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다.

다만 이들은 혈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보광그룹은 창업자인 故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4남 홍석규 회장이 이끌고 있다. 홍석조 회장은 차남이다. 홍석규 회장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져 레저 계열사와 전자 핵심 계열사를 팔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BGF리테일의 결정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사업에 진출했다는 점과, 적자를 내고 있는 보광그룹 계열사의 인수라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단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의 한 연구원은 “휘닉스스프링스CC 인수는 단기적으로 실적에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BGF리테일의 실질적인 주당순이익(EPS) 훼손 가능성은 작다”며 “보유 순현금 6000억 원을 고려하면 재무 악화 가능성 역시 작다”고 평가했다.

다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 인수는 편의점업과 시너지를 내기 어렵지만 BGF리테일의 현금 보유액에 비해 취득금액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업계 내부에서는 BGF리테일이 M&A에 사용할 자금을 편의점 사업에 집중했다면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정적인 시각과 홍석조 회장이 동생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돕기 위함이란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BGF리테일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BGF리테일의 한 관계자는 “골프장 사업 진출 관련 담당자에게 전달한 후 연락하겠다”고 말했지만 추후 답변은 없었다.

다만 박재구 BGF 대표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 증대에 이바지하도록 할 것이며, 보광그룹과의 형식적인 계열 관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휘닉스스프링스를 인수한 뒤 보광그룹과 형식적 계열관계를 청산하고, BGF그룹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BGF리테일은 휘닉스스프링스의 기존 주식을 모두 무상감자한 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인수자금은 보광그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휘닉스스프링스로 투입된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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