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해외출장 수년째 문제
흥청망청 해외출장 수년째 문제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6-02-15 10:02
  • 승인 2016.02.15 10:02
  • 호수 1137
  • 3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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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의 씁쓸한 현실’…최후는 항상 사퇴로 마무리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가족 동행 해외 출장이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초호화판 해외 출장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문제 역시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많은 이들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오죽하면 흥청망청 국민들의 혈세를 쓰는 공직자들을 비판하는 ‘있어빌리티(있어보인다+Ability·능력)’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초호화판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가 비판을 받은 이들이 전부 ‘있어 보이는’ 공직자들, 공기업의 수장들이었다.

이와 같은 지적이 제기된 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 10여 년 전부터 거론된다. 2008년 당시 국정감사 땐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 사장들이 해외 출장 시 일등석을 이용하고 해외출장 준비금도 대통령보다 많아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승용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의원은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자회사와 석유공사, 광업진흥공사, 코트라, 식품연구원 등 지경부 산하 30개 공기업의 임원은 사규로 해외 출장 시 일등석을 이용하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비판의 대상이 주로 에너지공기업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금융공기업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2014년에는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 전 회장이 3억 원에 가까운 협회 예산으로 호화 출장을 나갔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는 지난해도 이어졌다. 한 번에 수백, 수천만  원씩 펑펑 쓰면서 황제 해외 출장을 즐긴 금융공기업 대표들이 줄줄이 적발된 것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취임 후 1년 반 동안 모두 18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한 번 나가면 평균 5000만 원을 넘게 쓰고, 수행원도 대여섯 명씩 줄줄이 거느렸다. 이에 대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나와 같은 경우에는 여기 가서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도 호화출장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다. 안홍철 전 사장은 재임 1년 반 동안 30번이 넘게 해외로 나가 2억 5000만 원을 사용했다. 빚더미 위에 올라앉은 공기업들이 국민 혈세로 연명하는 와중에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이 전혀 없는 모습에 국민들은 한숨을 짓는 표정이다.

호화 출장이 문제가 될 때마다 시민단체 등은 “문제는 관련기관의 감사가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 것이 크다”면서 “관광성 외유, 호화 출장에 대한 정부차원의 진상조사와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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