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코리안 메이저리거 7성 시대 개막…달라진 DNA 주목
[MLB] 코리안 메이저리거 7성 시대 개막…달라진 DNA 주목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6-02-15 10:01
  • 승인 2016.02.15 10:01
  • 호수 1137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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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얼마 전 이대호가 미국진출을 확정지으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전성기 퍼즐을 모두 맞췄다. 더욱이 무려 7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MLB)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현지 야구팬들을 비롯해 국내 야구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메이저리그의 간판선수로 떠오른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의 확고한 기대감이 흥행을 예고하고 있고 루키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들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대대적인 한류 열풍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MLB 공급처로 급부상한 KBO리그…즉시전력으로 안성맞춤
  최종관문 스프링캠프 앞두고 루키들 존재감 위해 전력질주

▲ 김현수, 박병호, 오승환, 이대호 선수(왼쪽부터) <뉴시스>

올해는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만큼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프로야구(KBO)는 최근 몇 년간 신흥 구단들의 반란에 눈에 띄는 절대강자가 사라진 만큼 구단마다 시즌 우승을 노리며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선수들이 속속 입성에 성공하며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빅 리그의 시선이 바뀌면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들 모두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각각 미국땅을 밟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메이저리그 한국인 선수의 DNA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2013년 LA 다저스에 진출한 류현진(29)은 메이저리그의 견고한 벽을 깨드린 데 이어 지난해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켰고 올 시즌에는 KBO리그 대표 홈런 타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를 비롯해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까지 입성에 성공하면서 한국인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넘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룰5 드래프트’로 LA 에인절스에 둥지를 튼 최지만(25)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학주(26)까지 가세하면 한국인 선수들은 더욱 늘어난다.

특히 진출 방법도 크게 달라졌다. 그간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선수들은 유사한 과정을 밟아왔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 재학 중 미국행을 선택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은 입단 후 몇 년씩 마이너리그에 머물며 경험을 쌓고 가능성을 인정받은 소수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실제 한양대를 중퇴하고 LA  다저스로 간 박찬호를 필두로 부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과 계약한 추신수, 대학 재학 중 도전을 결정한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최희섭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성급하게 미국행을 택했던 유망주들이 줄줄이 실패를 경험하면서 최근 몇 년간 무모한 도전은 점차 사라지고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루트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들에 대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프로무대에서 검증 받은 ‘즉시 전력’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KBO에 열광하는
메이저리그

올해 미국무대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중 추신수를 뺀 6명이 KBO리그에서 성장한 토종 선수에 해당한다.

우선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한 박병호와 지난해 소속팀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현수는 오로지 KBO리그 성적과 경력만으로 빅 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이 같은 결과에는 앞서 지난해 우려 속에 진출한 강정호의 성공사례가 크게 작용했지만 이들이 KBO리그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하는 과정도 참작됐다.

박병호는 LG 트윈스 1차 지명 선수로 프로에 입문했지만 1군에 안착하지 못하고 유망주에 머물다가 넥센 히어로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잠재력을 꽃피웠다.

김현수 역시 신일고를 졸업한 후 프로지명을 받지 못해 두산 육성선수로 시작했지만 승승장구하며 두산의 대표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두 선수 모두 미국식 시스템이 아닌 한국프로야구가 만들어낸 최고의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이대호와 오승환도 비록 지난 시즌까지 일본 프로야구를 거치면서 눈도장을 받았지만 이들도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를 통해 능력을 키운 토종 선수다.

오승환은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고 이대호는 지난해 재팬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그간 마이너리그 더블 A와 트리플 A 사이 수준으로 평가됐던 KBO리그가 이제는 메이저리그 선수 공급처 중 하나로 떠오른 셈이다.

스프링캠프 관문
승자는 누구

이 같은 겹경사에는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모두 스프링캠프라는 관문을 최종 통과해야 안정적인 출장을 보장받게 된다.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들이 선수들을 소집해 새 시즌을 대비하는 기간이다. 이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도 병행되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 마이너리거들을 초청해 기량을 점검한다.

이에 올해 루키시즌을 맞는 박병호, 김현수, 오승환, 이대호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메이저리거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기간이다.

계약내용을 살펴보면 이대호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은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해 한결 수월하다. 하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은 계약서가 아닌 실력이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들이 스프링 캠프에서 인상적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팀과의 다년 계약에 성공한 박병호는 개막전 엔트리 포함이 유력하다. 오승환 역시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아직 입지가 확실하지 않은 김현수와 스트링 캠프를 통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되는 이대호의 경우 매우 중요한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메이저리거인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재활중인 류현진과 강정호는 이 시기 실전에 가까운 훈련에 돌입한다.

더욱이 류현진의 경우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날렸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주는 몸 상태에 따라 복귀시점을 정하게 된다. 강정호 역시 4월 복귀를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어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게 된다.

최고참 추신수 역시 지난 시즌 전반기 1할대로 최악의 출발을 보인 만큼 올해도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선수(왼족부터) <뉴시스>
루키들 호의적 평가 속
과제 산적

가장 먼저 부름 받은 오승환은 18일(한국시간)에 소집되는 투수진에 합류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현지에 미리 가서 몸을 만들며 합류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 그는 “아직 실감나진 않지만 일본으로 갈 때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며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레퍼토리를 바꾸기보다 코칭스태프, 포수와 대화를 통해 맞춰가겠다. 포수는 타자들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또 “신인 시설 셋업맨 경험이 있다. 마무리와 같은 느낌으로 던져야 한다. 언제 경기에 나가든 9회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20일 경에는 LA다저스가 투수진을 소집할 예정이어서 재활 중인 류현진이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현재 재활 막바지 단계에서 곧 스프링캠프를 통해 시범경기 중반 이후 실전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에는 볼티모어와 텍사스가 전 선수단이 모인 첫 훈련을 시작한다. 이때 김현수와 추신수도 함께할 예정이다.

김현수에 대해 미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온어스’의 칼럼니스트 앤서니 캐스트로빈스는 “체구가 큰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2년 계약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건너와 좌익수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일 노력할 것”이라고 올 시즌 볼티모어 주전 좌익수로 꼽았다.

최근 브래디 앤더슨 볼티모어 부사장은 김현수의 훈련을 보고 “체구가 크지만 움직임이 좋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직 비자문제로 출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대호는 25일 시애틀의 야수 소집일에 참가해야 한다. 그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게 된다.

루키 4인방 중 가장 험난한 도전을 앞두고 있는 이대호는 왼손 투수에게 약한 아담 린드와의 경쟁에서 이겨 주전 1루수 자리를 따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도 이대호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할 정도로 쾌청하지만은 않다. 한 아메리칸리그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가 왜 시애틀과 계약했는지 모르겠다. 이대호의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 아닌가. 시애틀은 두 자리가 모두 찼다. 반전을 이끌어 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28일에는 박병호의 소속팀 미네소타가 훈련에 돌입해 최종 점검에 나선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지 않는 이상 개막전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박병호 역시 장타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콘택트 능력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KBO리그에서도 삼진이 많았던 만큼 한 차원 빠른 직구와 더 날카로운 변화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현지 언론들도 이 점에 대해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ESPN은 박병호에 대해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의 부진함이 드러났을 경우 미네소타가 필요할 때 그를 트리플 A의 로체스터로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매체는 “그럴 징후는 없다. 박병호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투수들로 가득 찬 리그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 했다.

이처럼 미국 마운드를 누비기까지는 스프링캠프라는 최후 관문이 남은 만큼 선수들 역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스프링캠프와 시험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의 명암도 엇갈릴 것으로 보여 과연 누가 웃을 수 있을지를 두고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루키 4인방의 성공적 적응여부에 따라 KBO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오는 4월 개막에 앞서 3월부터는 팀 간 시범경기가 열린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모여 훈련하는 15팀이 켁터스리그, 플로리다주에 모여 훈련하는 15개 팀은 그레이프프루트리그라는 이름으로 분류돼 경기를 갖는다.

올해는 최다 한국인 선수가 합류하는 만큼 시범경기에서 한국선수 간 맞대결도 기대해볼 만하다.

3월 5일에는 미네소타와 피츠버그, 다저스와 텍사스의 맞대결이, 또 같은 달 6일에는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7일에는 시애틀과 텍사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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