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이경실 남편 최명호 씨 실형 선고
“차라리 침묵을 지켰더라면”…팬들 아쉬워해
최 씨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 선처 호소…재판부 ‘거부’
평소 절친한 관계로 지내왔다는 최명호-이경실 부부와 김모(39)씨 부부 측이 하루아침에 서로를 비방, 고소하는 사이가 된 것은 지난 8월 18일 오후, 지인들과 가진 술자리가 발단이 됐다.
최 씨와 김 씨의 남편(61)은 평소 호형호제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이날 술자리도 허물없이 지내는 지인끼리 식사 겸 반주를 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기도 분당 모처에 모인 멤버들은 최 씨를 포함해 총 6명이었다. 그런데 한창 술기운이 오를 무렵, 김 씨 부부가 말다툼을 벌였고, 아내에게 뺨을 맞은 남편이 집으로 먼저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차를 가져온 최 씨가 김 씨와 또 다른 지인부부를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하고, 운전기사가 있는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다.
지인 부부가 먼저 내린 분당에서 강남에 있는 김 씨의 자택은 불과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그 사이 조수석에서 뒷자리에 옮겨 앉은 최 씨가 술에 취해 살짝 잠이 든 김 씨의 상의를 벗기고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더듬는 추행을 저지른 것. 순간 잠이 깬 김 씨는 차에서 내리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완력으로 제압하는 최 씨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최 씨는 자신의 운전기사 B씨에게 인근 호텔로 갈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B씨는 이 얘기를 못들은 척, 태연스럽게 김 씨의 자택 앞에 차를 세웠고, 차가 멈추자 김 씨는 곧장 자신의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당시 김 씨가 차량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본 목격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튿날 최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지난달 25일 최 씨를 불구속 기소, 재판에 회부했다.
“남편을 믿는다” 옹호
이경실은 지난해 10월 남편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SNS를 통해 왜곡된 ‘찌라시’가 유포되고, 취재진의 취재 요청이 이어지면서 불가피하게 결정한 일이었다.
이경실의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너무 한쪽의 입장만 편파적으로 보도되는 것 같아 피해를 감수하면서 공식 입장을 전하게 됐다”면서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이경실의 남편은 고소인에게 성추행을 인정한 사실이 없으며 진위 여부는 재판을 통해 가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실은 당시 “남편을 믿는다”며 적극적으로 최 씨 옹호에 나섰지만, 결국 남편이 실형을 받게 되면서 대중의 질타를 받게 됐다.
이경실이 소속사 코엔스타즈를 통해 남편의 ‘무죄’를 외치며 지나치게 ‘언론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이경실은 첫 번째로 남편이 강제로 지인의 아내를 태우지 않았다고 항변하며, 부부싸움을 했던 지인 부부 탓으로 돌렸다. “죽을 짓을 했다. 죄송하다”는 이경실 남편의 문자도 예의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마음대로 해석했다. 또한 이경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신의 남편은 ‘그럴 사람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선배 아내를 순식간에 ‘꽃뱀’으로 몰았다. 김 씨가 홈쇼핑 사업을 하기 위해 일부러 사건을 꾸민 것처럼 얘기했던 것.
특히 최 씨는 법정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외부 언론 인터뷰에서는 전면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대중에게 뭇매를 맞았다. 최 씨는 1차 공판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난달 17일 열린 2차 공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최 씨는 “범행 당일 4차까지 술을 마셔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차량 조수석에서 피해자 김 씨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운전사에게 호텔로 목적지를 바꾸라고 지시한 점 등을 볼 때 판단력이 흐려진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결했다.
게다가 최 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김 씨를 매우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해 2차 피해를 줬다. 또한 재판 도중 김 씨와 그의 남편에게 전화해 욕설을 하고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형벌이 더 가해져야 한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팬들 “굴곡진 인생 안타까워”
이경실은 당시 사안이 터졌을 때, 같은 ‘피해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정도로 언론 플레이를 간단히 했어야 하는데 너무 앞서나갔다는 것이 대중의 의견이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주부 민혜경(46) 씨는 “이경실의 신중치 못했던 대응이 비난을 면치 못하게 한 것 같다”며 “피해자가 받았던 상처를 생각해서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하거나 차라리 침묵을 지켰다면 사람들이 남편의 일에 대해 이경실과 선을 그어서 판단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물류유통업계에 종사하는 이영숙(38) 씨는 “어쨌든 이경실도 남편의 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테고, 그녀의 굴곡진 인생을 생각하면 마냥 탓하기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실은 지인이 주최한 저녁 식사 자리에 최 씨와 합석한 것을 계기로 이성 관계로 발전했다.
이경실은 “그때 밥을 먹으러 나간 자리이기 때문에 남자를 만난다는 생각은 안했다”며 “최명호 씨의 첫인상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최 씨가 계속 편하게 해주고 배려를 해줘 마음을 열게 된 이경실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혼례를 올리고 ‘두 번째’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이경실과 마찬가지로 이혼한 전력이 있는 최 씨는 슬하에 두 자녀가 있으나 모두 전처가 키우고, 이경실 일가족은 수아-보승 남매를 포함해 총 4식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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