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뮤지컬 ‘카르멘’으로 무대위에 선 소냐는 그 어느때보다 아름답고 정열적이었다. 그녀는 빨강색의 도도하면서도 매혹적인 의상을 입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탐스러운 검은색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온몸으로 노래하고 있었다. 정열적이면서 자유로운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스러운 ‘집시여인’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모습,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까. 큰 무대위에 소냐는 분명 작고 가녀린 모습이었지만,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열정은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가수와 뮤지컬, “둘 다 놓칠 수 없어요”
소냐는 지난 99년 1집 앨범 Sonya All Best로 데뷔한 이후, 그야말로 승승장구한 케이스다. 단 한 번의 오디션을 통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가수의 길로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뮤지컬 관계자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뮤지컬 ‘페임’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페임(99)’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그는 이후 ‘렌트(2002)’ ‘지킬 앤 하이드(2004)’ ‘갓스펠(2005)’ 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한국 뮤지컬계의 ‘보물’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면서 대내외적으로 그의 능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10월에는 창작 뮤지컬 ‘카르멘, 더 뮤지컬’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끼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수로서의 길을 소홀히 하지도 않았다. 소냐는 99년 1집 발매 이후, Filling U(2집, 2000), N.A.Y.A.(3집, 2002), GRIM(4집, 2003), A New Life(5집, 2005)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가수로서의 행보 역시 바쁘게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한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길. 남들은 둘 중의 하나만 해도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했을 법한데, 소냐는 둘 다 너무 소중하기만 할 뿐이다. 가수와 뮤지컬 배우를 동시에 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소냐의 한 측근은 “소냐가 가수와 뮤지컬을 동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두 가지 일이 모두 몸에 딱 맞는다고 이야기 하는 것 보면, 지금은 둘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욕심 많은 소냐이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건강에 무리가 오는 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카르멘’ 공연을 시작하기 이틀 전, 연습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 소냐는 며칠 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시 공연 연습에 들어가는 투혼을 발휘해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몸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카르멘’ 첫 주 공연에서는 다리 근육이 파열된 상태에서 공연을 강행하기도 했던 것. 이에 대해 한 측근은 “소냐는 역시 프로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냐는 무대위에만 올라가면 언제 아팠냐는 듯 펄펄 날아요. 음악과 무대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일 거예요.”또한 소냐는 가수로서의 활동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 계획이라고 한다. 오는 21일 뮤지컬 ‘카르멘’ 공연을 마치고 난 뒤, 지난 7월 발표한 5집 앨범을 들고 지방 공연을 시작으로 앨범 홍보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링거 투혼에 ‘역시 프로’ 칭찬
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소냐. 데뷔한지 7년차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얼굴이지만, 이제 겨우 스물 다섯이다. 본인과 주위에서는 ‘인순이’같은 국민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고 정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어느덧 ‘자유와 열정’의 대명사 ‘카르멘’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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