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 민심풍향이 바뀌고 있다!
대구 동구의 민심풍향이 바뀌고 있다!
  • 대구 김장중 기자
  • 입력 2016-02-04 10:06
  • 승인 2016.02.04 10:06
  • 호수 1136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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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총선 최대격전지 대구동을 현장리포트-

[일요서울ㅣ대구 김장중 기자] 대구·경북 지역구는 총 26개다. 그중에서 단연 최대 관심지역은 대구동을이다. ‘진박’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의 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 유승민계 인사들의 희비도 교차될 전망이고 박 대통령 리더십 역시 적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의원으로 돌아온 ‘친박계의 좌장’ 최경환 의원이 대구·경북 지역을 누비면서 ‘진박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최 의원은 틈만나면 유 의원을 겨냥해 쓴소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유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 이 전 구청장에 넉넉하게 이기고 있었지만 ‘진박 마케팅’ 역풍이 가라앉고 재차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대구동을 민심 풍향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 뜨거운 현장으로 가봤다.

- ‘배신의 정치’ vs ‘지역 발전론’ 사즉생 대결
- 최경환 ‘진박마케팅’ 효과 대구 민심 요동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제20대 총선을 향한 대구 동구을의 민심(民心)이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원조 친박이었지만 친박계로부터 심판의 대상으로 낙인이 찍힌 유승민 의원과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맞붙는 대구 동구을 선거는 이제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 지역이다. 이는 대구 지역을 바탕으로 한 박근혜 대통령 이후의 대구 지역 패권을 결정하는 선거로 의미가 커졌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지역유지로 활동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전 지지층 ‘초박빙’을 보인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만 전 구청장이 다소 앞선 상태다.

최경환 ‘유승민 때리기’ 대구민심 ‘요동’

또 최근에는 당에 복귀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구 경북지역을 돌며 가진 TK지역 언론과 간담회에서 “지역민 80%의 지지로 박 대통령을 뽑았으면 ‘잘 보좌해 성공시키라’는 미션을 준 건데 대선 불복 등 야당 공격으로 정부가 힘들 때도 TK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대구 물갈이론에 힘을 실어 지역 민심(民心)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꺼져가던’ 진박 마케팅에 다시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최 의원은 유 의원을 겨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의원들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지난 4년간 뭐했느냐”며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고 유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이처럼 최 의원이 유 의원을 공격하고 진박 마케팅을 벌이면서 대구동구을 지역민들의 박근혜사랑이 이번 총선의 첫 번째 공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예비후보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다소 앞서고 있는걸로 조사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경선에 따른 승리가 곧 ‘깃발’을 꽂는 대구지역의 특성으로 3선의 유 의원의 승리는 그다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곳 지역 토박이와 새롭게 전입한 지역민들의 정치 현실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지역구 정치인에 대한 평가와 기준을 꼽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이재만 전 구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홍문종 의원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이장우 대변인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이 전 구청장은 ‘배신자’ 대 ‘지역일꾼론’으로 비교하면서 지역구민들에게 호소하고 있고 최 의원 ‘진박 마케팅’이 더해져 지역 민심이 재차 요동치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 문제 해결 할 이웃정치인 필요”

<연탄배달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 김장중 기자
지역 토박이로 노점을 운영하는 유모(65·여)씨는 “이젠 구시대적인 정치에 신물이 난다. 쓸데없는 공약보다는 우리 이 지역이 얼마나 발전을 하고,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라며 “지역민과 함께하면서 우리의 소리를 곧듣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웃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6)씨는 “그동안 각 후보들이 지역을 위해 힘써온 결과물을 갖고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예전이나 아님 현직 의원이기 때문에 다시 뽑는다는 말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 지역 경로당에서 만난 김모(77) 할아버지는 “썩어도 준치라고 생각해 그동안 표를 몰아줬는데 동네 발전이나, 뭐 그리 썩 좋은 성과가 없고 박근혜 대통령과도 등을 졌으니, 우리 유권자들도 이에 따른 분명한 행동을 보일 것”이라며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정치인을 선출해 동네 발전을 함께 이끌어나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할머니 이모(72)씨는 “사람 좋은 거 하고 우리 밥상하고는 이무런 상관이 없더라”면서 “지역민 생존을 위한 정치인, 필요할 때 항상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곧 우리 이웃의 진정한 국회의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동구을 선거구는 금호강 건너 동북쪽으로 길게 늘어선 불로동, 동촌동, 방촌동, 안심·반야월 일대를 묶은 곳이다. 비교적 도심에 가까웠던 동촌동과 방촌동 일대와는 달리 새롭게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안심·반야월 일대와 대구혁신도시 주변에는 새로 유입된 젊은 층 유권자들의 비율이 높다. 유 의원과 이 전 구청장 모두 지역 내 인지도는 높았지만 동네에 따라 지지성향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 전 구청장은 동구을은 제고향이면서 각종 SOC가 부족하고 교통 병목현상을 가져오는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아 출마하게 됐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네와 유권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공천경쟁에 필요한 당내 지지가 높은 상황이라 유 의원을 제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친박계의 ‘진박 마케팅’공세에도 불구하고 “모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며 ‘앞만 보고 가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최대 지역 현안 ‘공군기지 이전’

한편 대구지역 최대 현안은 공군기지 소음문제다. 대구 외곽에 자리잡고 있고 공군기지를 가까이 두고 있어 전투기 비행으로 생기는 소음피해에 가장 민감한 지역 특성상 기지 이전 문제는 지역 내 대표적인 현안이다.

유 의원 측은 빠르면 총선 이전까지 기지 이전 결정과 후보지 공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기지 이전이 확정되면 당내 경선에서도 유 의원 측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이 전 구청장 측은 유 의원이  대구 전체의 숙원사업이었던 공(K2)비행장 이전에 대해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기지 이전문제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며  유 의원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kjj585313@naver.com

대구 김장중 기자 kjj585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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