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2010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매년 가계통신비 경감대책의 하나로 추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제4이동통신 적정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단을 꾸려 심사를 벌였다.
이들은 기간통신역무능력, 기간통신역무 계획의 이행에 필요한 재정적 능력, 기술적 능력, 이용자보호계획의 적정성 등 4개 항목에 대해 심사했다. 각각 40점, 25점, 25점, 10점으로 점수가 매겨졌으며, 사업권을 얻으려면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퀀텀모바일은 총점 65.95점, 세종모바일은 총점 61.99점, K모바일은 총점 59.64점을 얻어 모두 탈락했다. 세 법인 모두 전반적으로 자금조달 계획의 신뢰성 및 실현가능성과 망 구축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미흡한 점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업자별 심사 결과를 보면 퀀텀모바일은 100여개 중소기업이 주주로 참여해 ‘장비조달을 위한 협력’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 능력’과 ‘재정적 능력’ 등이 부족하다는 점수를 받았다.
세종모바일은 온세텔레콤 시절부터 국제, 시외전화 사업, 알뜰폰 사업 등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통신서비스 제공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반면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 능력’과 ‘재정적 능력’부문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모바일은 설립 자본의 원천인 해외자본의 조달 계획이 불확실하고, 소유구조가 불투명해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7번째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도 무산되면서 통신 관련주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제4이동통신 관련주들의 경우 사업자 선정 무산 소식이 전해진 후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SK텔레콤과 KT 등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 알뜰폰 사업도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무산 영향을 받아 계속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6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주요 정책 과제로 제4이동통신 허가 심사와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불발돼 정부의 통신 경쟁 정책 무게중심이 알뜰폰 활성화로 옮겨지게 됐다.
현재 우체국 알뜰폰은 기본료를 없앤 요금상품 출시 후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해당 요금제 출시 후 한 달 만에 우체국 알뜰폰은 연간 가입자의 70%를 끌어모았다. 젊은 세대에 가입자도 늘고 있는 데다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무산돼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향후 제4이동통신 출범 관련 계획을 상반기 내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