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제20대 총선이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 국회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12월 10일 옛 새정치민주연합 3선(選) 신학용(인천 계양갑) 의원이 야당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통틀어 여섯 번째 불출마 선언이었다.
이들은 개인적 사정이나 당내 ‘물갈이’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작년 2월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이 현역 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고, 4월에는 강창희(대전 중구)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가세했다. 이어 5월에는 비례대표 손인춘 의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8월에는 김태호(경남 김해을) 최고위원이 깜짝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 온갖 억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10월에는 김회선(서울 서초갑)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여당 현역 의원으로는 다섯 번째 불출마 선언을 기록했다.
여야는 불출마 선언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공천이 다가올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부정부패 혐의로 1심 재판에 넘겨졌거나, 검찰에 기소된 인사는 1순위 물갈이 대상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검찰에 기소된 자체만으로도 공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며 “이 기준에 해당되는 현직 의원만 2~3명 있다. 이들이 총선을 앞두고 곧 자진해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 역시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표가 작년 당내 비주류의 역공에 맞불을 놓기 위해 ‘선명성 경쟁’, 이른바 혁신(革新) 경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가 작년 12월 수감중인 한명숙 전 총리에게 탈당계를 받아낸 것도, 자신의 측근으로 통하는 원외 인사들에 대한 불출마선언을 압박한 것도 비주류와의 선명성 경쟁 차원에서였다.
경기대학교 송하성 교수(한국공공정책학회 회장)는 “최근 잇따른 불출마 선언은 다른 정치인들에게 자신을 곰곰이 되돌아볼 수 있는 투명한 거울이 될 만하다”며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국회의원 후보들은 자신이 불출마 선언한 현역 의원들과 견주어 경륜과 능력 그리고 자질 면에서 과연 비교가 되는지 겸허하게 고개숙여 자성해 볼 일이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정치인들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이번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자신의 정치 능력과 행보를 깊이 한번 되돌아 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win88@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