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현상’ 노태우 전대통령 때부터
‘레임덕 현상’ 노태우 전대통령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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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5-25 09:00
  • 승인 2004.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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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대통령이나 박정희 전대통령처럼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권력자에게 레임덕 현상이란 없었다. 그들에게는 ‘임기’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5공의 전두환 전대통령 시절만 해도 레임덕 현상은 거의 없었다. 87년 6월 민주 항쟁으로 직선제가 실시되었지만 당시 대통령 후보나 국민 모두, 과연 평화적으로 선거가 이루어지고, 평화적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이 물러날지조차 의심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은 언제 어디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지 모른다는 ‘학습된 공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88년 2월 평화적으로 전두환 전대통령이 물러나고, 노태우 전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비로소 우리 국민들은 ‘헌법 질서’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현상과 함께 대통령 레임덕 현상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90년 3당합당으로 노태우 전대통령과 함께 민자당을 만든 당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그 순간부터 끊임없는 당내 헤게모니 투쟁을 통해 노 대통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노 전대통령의 레임덕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3당 합당 시절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김영삼 당시 대표최고위원은 92년 민자당 대권 후보로 결정되자마자 사실상 모든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급속하게 레임덕 현상에 내몰렸다. 그러나 김영삼 전대통령도 이런 레임덕 현상에 고스란히 시달렸다. 96년 말 안기부법안 날치기 사건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김 전대통령은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 김현철씨의 비리 사건이 터지자 사실상 청와대 연금 상태에 들어갔다.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이회창 전 대선 후보가 또 다시 모든 권력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전대통령도 레임덕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2002년 홍업, 홍일 두 아들이 비리사건으로 구속되면서 김 전대통령도 사실상 레임덕 현상에 시달렸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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