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대학교 건축과정에 빌려 쓴 사채 ‘주장’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최근 각종 언론과 (본지1133호)에 현직 목사가 카지노에서 수십 차례 도박을 해 교비 66억 원을 횡령했다고 보도된 박성배 목사는 지난 17일 본지 기자와 만나 자신은 카지노에서 도박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충북 제천 순복음총회신학교를 지난 2013년 설립·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시달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지노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려 쓰면서 오해가 불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때 이서한 수표가 카지노에서 유통됐고,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이 카지노의 칩을 주고 이를 돈으로 바꿔가게 했다”며 “(검찰이) 이 칩의 마일리지를 계산해 도박을 한 것으로 몰고 갔다”고 해명했다. 박 목사는 “순복음대학원대학교와 순복음총회신학교의 재정난 극복을 위해 사채 거래까지 한 것을 도박으로 치부하는 것은 교단과 순총학원을 장악하려는 세력의 음모”라고 박목사는 주장했다.
서울지방검찰청에 따르면, 박 목사의 횡령사건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순총학원 소유의 봉천동 소재 건물 임대보증금 4억9000만 원 횡령건과 교직원 급여 허위 지급 횡령건이다. 이 두 건은 2015년 12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되었다. 둘째는 서울 신수동 법인 수익용 건물 임대료 42억7000만 원을 제천 총회신학교 본관 건축비로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어 교육부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사건이다. 박 목사는 이 또한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셋째는 이번에 검찰이 기소한 3억7000만 원 교비횡령 사건이다.
검찰은 박 목사가 “2008년 11월 20일부터 2012년 12월 5일 사이에 강원랜드 카지노를 출입하면서 총 2888회 게임을 하면서 교비를 횡령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해 불구속기소된 상태이다.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박 목사는 2008년 1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만 4년간(1460일) 1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에 두번씩 카지노를 들락거린 셈이 된다. 그러나 박 목사는 이 기간 서울 천호동에서 중형교회를 목회하고, 교단 총회장과 대학교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에 박 목사는 이 거래는 모두 순복음 대학원대학교와 순복음총회신학교 운영상 사채업자들로부터 돈을 빌려쓰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지, 도박자금으로 쓰였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서대문) 박성배 목사 반대 측 목회자들은 ‘기하성 교단을 사랑하는 목회자 연합’이란 이름으로 지난 18일 한강로 웨딩코리아에서 비상대책기도회를 열고, 박성배 목사에게 교단을 자진 탈퇴할 것을 촉구하기도 하는 등 교단 안팎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 등 각종 매체들은 이달 초 “교회 소속 학교법인 전 이사장이 교비 66억 원을 빼돌려 카지노서 탕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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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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