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전국적으로 상가건물 물량이 과잉 공급되고 있고, 분양가마저 치솟고 있어 올해 사무실 공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요서울]이 서울 시내 일선부동산 업자들과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이들은 “이제 더 이상 회사들이 서울만 고집하는 시대가 아니다. 서울시 안에서도 어떤 곳은 넘쳐나고 어떤 곳은 부족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과연 2016년 오피스 시장은 어떤 모습을 드러낼까.
강남·여의도권 기존 인기 상권 지역 출혈경쟁 불가피
판교 등은 안정세…올해 하반기 시장 지각변동 있을 듯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는 상가 214곳이 분양됐다. 전년(228개)보다 소폭 줄었지만 서울 마곡지구·위례신도시·동탄2신도시·지방 혁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공급이 활발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마곡·위례·동탄2신도시에서 상가 143곳이 쏟아졌다. 분양가가 오르면서 빈 사무실이 늘기도 하고 투자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6일 [일요서울]이 찾은 영등포구의 한 부동산에서는 “여의도나 강남 등 기존에 인기가 있던 곳들의 사무실이 속속 빠지는 추세”라면서 “강남권은 판교, 여의도권은 신길 등의 대체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조언했다.
강남구의 한 부동산업자 역시 “대형 오피스 빌딩을 비롯해 중·소형 상가 건물까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공실률이 하락한다고 해도 소폭의 변화일 뿐, 향후 공실률이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사무실 분양과 임대 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공실률 증가와 분양가의 상승, 임대료의 하락이 악재로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빌딩 전문업체 리맥스와이드파트너스가 서울지역 연면적 3만3000㎡(1만 평) 이상 빌딩 225동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은 14.3%에 달했다. 특히 도심과 여의도는 각각 17.5%, 16.2%를 나타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점이 주목된다.
더욱이 서울지역 대형 상가 건물의 3.3㎡당 평균 월임대료가 8~11만 원선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상당수 빌딩들이 임차인에게 렌트프리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실률을 최소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렌트프리란 약정한 기간 동안 상가, 사무실 등을 무료로 빌려 주는 무상임대다. 원래 오피스빌딩 주인들이 장기 임차인 유치를 위해 일정 기간 무상으로 업무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서비스다.
서울을 벗어나 전국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인천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 대부분에서 오피스 공실률이 모두 상승했다. 임대료도 내려갔다.
오피스 임대시장 분석업체 교보리얼코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0~12월 5대 지방광역시에 있는 연면적 3300㎡ 5층 이상 295개 오피스 빌딩 공실 및 임대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공실률이 상승했다.
지역별 공실률은 ▲대전 9.87% ▲광주 14.02% ▲대구 10.35% ▲울산 16.85% ▲부산 10.78%를 기록했다. 오피스 공실률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울산이다. 울산은 2014년 2분기(6.47%) 이후 지속적으로 공실률이 상승해 작년 4분기에 최고치(16.85%)를 경신했다.
공실 증가에 따른 임대료도 하락세를 보였다. 부산 평균 환산전세가는 전분기 대비 2.56%포인트 하락한 1㎡당 95만8000원이다. 그 외에도 대구는 1㎡당 84만2000원, 대전은 전분기 66만8000원에서 4분기 66만5000원 등을 보였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이와 같은 현상이 올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보리얼코는 “2016년 하반기에 집중된 대형 오피스 공급으로 하반기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갈수록 먹구름
지난해 3분기 서울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전년동기(8.40%) 대비 0.40%포인트 상승했는데, 도시환경정비사업 및 도시개발로 인한 신규공급과 삼성그룹, LG그룹 등 대기업들의 사옥 신축으로 공실률이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교보리얼코는 “올해도 서울의 오피스 공급 물량이 62%가량 증가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와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등 대형 빌딩이 공급될 것이라 하반기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2016년 예정 공급량은 오피스 면적 기준 56만9000㎡로 2015년(35만㎡, 12월 공급예정 포함) 대비 약 62% 증가한 수준이다. 또 2016년 하반기에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삼성동 파르나스타워가 호텔로 예정했던 부분을 오피스로 변경하기로 계획돼 있다.
다만 변수는 삼성생명이 내놓은 대형 오피스의 거래성사 여부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외 우량 오피스의 매매가격 상승 등으로 업무시설이 중요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중 많은 부분이 자산운용사로 조사돼 간접투자기구를 통한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상권마다 해석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의도권은 신규물량도 없고 IFC 등 임차인 유치 경쟁이 나타날 것이 예상된다. 강남권은 지난해 소형빌딩 공급만 됐었지만 올해 중대형 오피스 공급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의 송파, 마곡 등 기타지역도 대형오피스 공급으로 공실률 상승이 예상된다. 도심권도 도시환경정비 사업이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분당권은 판교 테크노밸리 내 임차 경쟁도 안정세를 보여 공실률이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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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