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한 신태용 감독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어떤 와일드카드를 꺼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태용 감독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 숙소인 카타르 도하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와일드카드에 대해 언급했다.
올림픽 축구 종목에는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24세 이상 선수인 ‘와일드카드’를 3명씩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한국대표팀은 런던올림픽에서 공격수 자리에 박주영, 수비에 김창수, 골키퍼 정성룡 세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착출해 전력을 보강하고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와일드카드 후보 1순위로 손흥민과 석현준이 꼽히고 있다.
두 선수는 아직 병역의무가 해소되지 않아 동기부여가 충분해 대표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축구대표팀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은 만 24세로 U-23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나이가 비슷해 팀에 잘 어우러질 수 있고 큰 무대 경험이 많아 대표팀의 공격에 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현준은 올 시즌 포르투갈 리그 비토리아에서 11골을 터트리며 빅 리그 FC포르투로 이적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그는 신태용 호의 약점중 하나인 원톱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공격수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황의조 역시 성남 FC에서 신태용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와일드카드 유력 공격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신태용호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중앙 수비 연제민, 송주훈 라인은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불안함을 노출해 수비진에 안정감을 되찾아줄 와일드카드가 절실하다.
▲ 뉴시스
이에 성남 FC의 센터백 윤영선이 가장 첫 번째로 언급되고 있다.
윤영선은 신 감독이 성남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2010년 직접 드래프트로 선발한 선수로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33실점한 수비력을 인정받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보이고 있다.
또 홍정호와 김영권을 비롯해 장현수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윤영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군 면제를 받은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된 선수들의 소속팀 허락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이들의 착출 여부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림픽은 월드컵 등과 달리 의무차출 규정이 없어 소속팀의 허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관해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카타르에 오기 전과 여기에서도 생각을 했지만 김치국을 먹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올림픽 예선에서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타르전을 마친 후 이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치들에게 어느 정도 와일드카드 자리를 생각해봐라는 이야기를 했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가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구상에 대해 재차 묻자 “말할 수 없다. 우리 선수들의 사기가 달려있기 때문”이며 “나의 말 한마디에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다. 나의 성질대로라면 진작 이야기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그런 부분들은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나는 하나의 팀이 아니라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기술 위원장과 상의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과도 상의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과는 어제 잠깐 이야기를 나눴지만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서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결정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