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태규의 여자친구로 잘 알려져 있는 탤런트 ‘이은’이 자신이 원조 ‘이은’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최근 ‘이은’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말, 가수 양파가 이름을 ‘이은’으로 바꾸어 가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샤크라의 막내멤버였던 가수 ‘은’이 최근 연기자로 전업하면서 이름을 ‘이은’으로 바꾸어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탤런트 이은 역시 그동안 ‘나은경’으로 활동해 오던 이름을 ‘이은’으로 바꾸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 이름을 바꾼 시기도 서로 비슷해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 “제가 그 동안은 ‘나은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는데요, 본명이 이은경이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이 직접 지어주신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너무 섭섭해 하셨어요. 그래서 지난해 10월 드라마 ‘궁’의 촬영에 들어가면서 제 원래 이름에서 ‘경’만 빼고, ‘이은’으로 바꾸었죠. ”또한 이렇게 이름을 ‘이은’으로 바꾸고 나서 더욱 좋은 일이 많아지고 있다. 1월만 해도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두 편이나 막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은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궁’에서 윤은혜의 절친한 고등하교 친구 ‘김순영’ 역과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서 이영아의 말괄량이 친구인 엽기적인 캐릭터 ‘오영심’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두 편의 드라마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요즘 너무 행복하다”라며 입을 연다. “드라마 ‘궁’에서 윤은혜의 친구로 나오는 ‘김순영’은 황태자 ‘주지훈’을 짝사랑하며 학교가는 게 마냥 좋고 행복한 아이고요, ‘사랑은…’에서의 ‘오영심’은 어릴때부터 과외선생님이었던 ‘홍경민’을 짝사랑하며 이영아의 미모(?)에 질투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의있고 의리있는 친구로 나오죠.” 이어 그는 “촬영장 분위기도 가족처럼 화기애애해서 너무 좋고, 양쪽 드라마의 감독님들과 선배 배우들께 배울 점이 많아 요즘처럼 행복할 때가 없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은이 연예계에 데뷔한 것은 지난 99년 우연히 캐스팅돼 잡지모델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라우동, 징거버거 등의 CF에 출연해 왔고, 2003년 영화 ‘튜브’를 시작으로 2004년 ‘발레교습소’, 2005년 ‘여고괴담4-목소리’,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은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역할을 맡지는 못했다. 연기자로서는 신인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생 전문배우 아니거든요”
극중에서 이은이 열렬히 짝사랑하는 두 남자 주인공 홍경민과 주지훈 중에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깝냐고 물었더니 “둘 다 아니다”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현재 영화배우 봉태규와 6년째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오고 있는 이은에게 너무 심술궂은 질문이었을까. 이은은 “잘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라고 쑥스럽게 웃는다. 그렇다면 극중에서도 남자 주인공들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이 부럽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이은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는 원래 여성스럽고 청순가련한 역할보다 사람냄새 나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더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도 휴머니즘적인 가족영화나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더 좋아해요.”사실 지금까지 출연해왔던 대부분의 작품들에서는 귀엽고 발랄한 ‘고교생’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궁’과 ‘사랑은…’에서도 마찬가지. “기존에 출연했던 영화 ‘여고괴담’이나 드라마 ‘건빵선생…’을 포함해, 지금 두 드라마에서 모두 제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가 고교생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요,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역할 변신을 시도할 거예요.”궁의 인은아 작가도 이은이 “연기자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작품도 같이 하자”는 말을 했다는 것.
삶의 활력소 같은 연기자 될 터
이은 본인도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보다 앞으로 보여줄 끼가 더 많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앞으로는 제 연기에서 힘이 느껴지고 다양한 색깔이 느껴지는 연기를 하고 싶고,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고, 저를 통해 삶의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또한 그녀는 “자신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배우 중에 프랑스 영화 ‘아밀리에’의 여주인공 오드리도투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프랑스에 가서 꼭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스물 다섯 살 아직 어린 나이지만, 또박또박 자신의 소신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강단있는 모습과 지금 자신의 맡은 역할을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이은’이라는 연기자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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