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사단 ‘건재 과시’
김수현 사단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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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2-15 09:00
  • 승인 2006.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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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로 분류되는 김수현 작가가 또 일을 저질렀다. 최근 그녀가 집필한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이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첫 전파를 탔던 드라마는 첫날 15.1%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역시 김수현이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방송 둘째날에는 다소 시청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김 작가가 보여준 저력을 보면 이번 작품도 보나마나 성공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 작가의 작품이 매번 시청률 고공행진을 계속하다보니 배우들 사이에서는 김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평생소원이라는 소문도 돈다. 하지만 일명 ‘김수현 사단’이라고 불리며 김 작가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하고 있는 몇몇 배우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김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컴백이 쉬울 정도로 김 작가의 총애(?)를 받고 있어, 김수현 사단에 속하면 무조건 뜬다는 속설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김수현 작가가 또 다시 기지개를 켰다. 지난해 ‘부모님 전상서’ 이후 새롭게 집필한 작품 SBS ‘사랑과 야망’이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리메이크한 작품 ‘사랑과 야망’은 첫 방송이후 시청자들로부터 ‘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 답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멍청하고 연기 못하는 배우 싫어”

김수현 작가는 그동안 ‘사랑과 야망’은 물론 ‘사랑이 뭐길래’, ‘청춘의 덫’, ‘목욕탕집 남자들’,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등의 작품을 통해 ‘인기드라마 제조기’, ‘시청률의 지존’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김 작가는 이들 드라마를 통해 매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기이한 현상을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간결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대사’, ‘우리 삶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던져놓은 듯한 상황’, ‘한마디의 에드리브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한 대본’,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꼽고 있다.

특히 김 작가는 배역에 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도 담당 PD들이 김 작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을 정도로 배우 캐스팅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드라마는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멍청하고 연기 못하는 배우는 쓰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그 스스로가 배우 캐스팅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엿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배우들에게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식되며 큰 영광으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에 두 번 이상 출연한 배우들을 일컬어 일명 ‘김수현 사단’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김 작가는 ‘김수현 사단’이라는 단어를 매우 싫어한다며, 그저 전심전력을 다해 열심히 하는 배우에게 배역을 줄 뿐이라고 밝혔다. 단지 친분이 있다고 배역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

김 작가 “엄마와 같은 존재”

하지만 일명 ‘김수현 사단’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에게 김 작가는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다. 최근 시작한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는 이승연을 비롯해, 이민영, 이유리 등도 모두 ‘김수현 사단’으로 분류된다. 우선 최근 위안부 파문으로 2년 동안 연기활동을 중단했던 ‘이승연’은 김 작가를 두고 “엄마와 같은 분이다”라고 말한다. ‘내사랑 누굴까’ ‘완전한 사랑’에 이어 세 번째로 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이승연은 위안부 파문 당시 김 작가로부터 “이 계집애, 집에 처박혀 있어”라는 꾸중을 들고 주위의 방송 복귀 제안이 있어도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 작가로부터 출연제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네”라는 대답이 나왔다.

자신이 김 작가를 엄마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김 작가를 부모님 못지않게 믿고 따르는 것은 이승연 뿐만이 아니다. ‘부모님 전상서’ 이후 두 번째로 김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배우 이민영 역시 ‘사랑과 야망’에 출연하기 위해 과감히 다른 드라마는 포기하는 열정을 보였다. 사랑과 야망의 출연을 확정짓고 있을 무렵 다른 드라마의 여주인공 제의가 들어왔을 때 그 문제를 김 작가에게 상의했을 정도였다. 당시 김 작가는 이민영에게 “하나의 드라마에만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충고를 했고, 이민영은 당연히 김 작가의 작품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탤런트 이유리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님 전상서’에서 야무진 막내딸로 출연했던 이유리도 김 작가의 드라마에 캐스팅되면서 다른 작품들은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드 & 뉴’의 저력

하지만 이미 김수현 사단으로 이름을 알린 위의 배우들 이외에 처음 김 작가와 호흡을 맞춘 ‘한고은’ ‘서민정’ ‘이훈’ ‘조민기’ 등의 배우들도 김 작가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 탤런트 한고은은 당초 미자역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캐스팅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는데, 1회분 방송 이후에는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한고은은 김 작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발음 연습과 연기연습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정 역시 김 작가로부터 드라마를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고 깜짝 놀랄 정도로 기뻤다고 밝히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훈과 조민기는 김 작가의 요구로 인해 과감히 체중감량을 강행하는 등 김 작가가 원하는 기대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50부작에서 이제 막 첫 스타트를 끊은 김수현 작가의 리메이크 작품 ‘사랑과 야망’. 이승연, 이민영, 이유리 등 ‘과거 김수현 사단’과 한고은, 서민정, 이훈, 조민기 등 ‘뉴 김수현 사단’의 저력이 과연 어떤 힘을 발휘할지 방송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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