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향토기업들’
갑질논란 ‘향토기업들’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6-01-25 10:44
  • 승인 2016.01.25 10:44
  • 호수 1134
  • 4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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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에 공든 탑 ‘와르르~’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몽고식품’ ‘무학’ 두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오랜 기간 특정지역에서 성장한 향토기업이라는 점과 오너리스크로 최근 입방아에 오른다는 사실이다. 다만 두 기업의 차이라면 몽고식품은 명예회장이 잘못을 시인했다는 것이고 무학은 아직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부산 경남의 향토기업 무학 최재호 회장 수행 기사였던 송 모씨는 한 언론의 인터뷰를 통해 최 회장으로부터 2014년 상습적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송씨는 같은 해 4월부터 7개월간 최 회장의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그는 최 회장으로부터 ‘야 인마’, ‘운전하는 놈’, ‘인생의 패배자’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또 “시간외 근무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애견센터에서 애견 찾아오기, 최 회장 가족 차량 세차 등 업무 외적인 일도 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무학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공갈협박 혐의로 송 씨를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무학 측은 “몽고식품 사태가 난 지 불과 일주일 후 수행비서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몽고식품을 활용해 금품을 얻어내려 한 의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운전기사 송 씨는 ‘내가 먼저 돈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오히려 회사에서 먼저 꺼낸 이야기’라고 정면 반박하며 추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 밝혀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앞서 경남 창원시 옛 마산에 기반을 둔 향토기업 몽고식품 김만석 회장은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의 갑질 논란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여간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권고사직 당한 A씨가 수시로 맞고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을 인터넷에 폭로해 불거졌다. A씨는 “입사 한 달 뒤 회장 부인의 부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김 명예회장에게 구둣발로 낭심을 차여 병원치료를 받고 일주일간 쉬었다”며 “김 명예회장은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른 곳으로 가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수시로 욕을 하고 폭행했다”고 밝혔다.

결국 석 달 만에 권고사직당한 A씨는 “김 명예회장의 폭언과 폭행 때문에 수행 기사가 수도 없이 바뀌었다”며 “사람을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게 회장이 아닌 갑질에 시달려온 직원들이라는 점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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