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영입은 윤상현· 최경환 작품”
“조경태 영입은 윤상현· 최경환 작품”
  • 류제성 언론인
  • 입력 2016-01-25 10:10
  • 승인 2016.01.25 10:10
  • 호수 1134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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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에도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새누리당 친박계는 TK(대구·경북) 뿐만 아니라PK(부산·경남) 선거에서도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영남권 전체에 박근혜 대통령 친위부대를 투입하기 위해서다. 특히 PK는 부산이 지역구인 김무성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만큼 차기 대권경쟁을 감안한 ‘김무성 견제’를 위해서도 특단의 ‘작업’이 필요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대표와 사사건건 부딪치던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말을 갈아탄 것은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 작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조 의원의 탈당은 여권 핵심부의 치밀한 기획으로 성사됐다”며 “특히 친박계가 막후 작업을 한 뒤에 김무성 대표는 재가만 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조 의원은 최종 결심을 굳힌 뒤인 18일 김 대표를 만나 입당 의사를 밝혔다.

윤 의원과 조 의원은 국회의 한 포럼에서 공동대표를 지내며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조 의원 설득에 일조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불거져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부산 출신인 현기환 정무수석이 조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새누리당 입당을 적극 권유했다는 부산의 한 언론보도 때문이었다. 만일 현 수석 개입설이 사실이라면 이는 곧 야당 의원을 상대로 한 청와대의 정치공작 의혹으로 비화되면서 일파만파의 파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조 의원은 해당 언론사 기자가 ‘탈당과 입당 과정에서 현 수석을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노 코멘트 하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마치 청와대와 정치권의 친박계가 동시에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다는 뉘앙스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러자 현 수석은 해당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결코 조 의원과 그런 일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언론 보도를 보고 조 의원의 탈당과 새누리당 입당 계획을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친박계의 PK 총선 새판 짜기는 조 의원 탈당을 기폭제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PK 일부 지역에 명망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몇 명은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고 한다.

부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울산과 경남지역도 새판짜기의 대상이다. 방향은 두 갈래다. 친박계 현역 의원이 포진한 곳은 굳게 지키고, 김 대표와 가까운 의원이 있는 지역은 중량감 있는 정치 신인들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의 마찰도 예상된다.

특히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부산 사하갑 투입 여부가 관건이다. 이곳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출마 뜻을 접은 지역으로, 허 전 시장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온다.

허 전 시장은 역시 사하갑 출마를 준비 중인 김장실 의원(비례대표)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조 의원 입당 이후 PK 전체 의석 40석(현 지역구 기준)을 ‘싹쓸이’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전초기지는 서부산권과 동부경남을 포함하는 ‘낙동강 벨트’가 된다. 그러나 TK 지역과 마찬가지로 PK에서도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데 친박계의 고민이 있다.
ilyo@ilyoseoul.co.kr

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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