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임창용이 자신의 심경에 대해 밝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21일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 통해 “내 잘못으로 이렇게 됐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 이대로 야구 인생이 끝나는 것 같다”고 입을 뗐다.
그는 벌금형 선고에 대해 “먼저 팬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변호인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걸로 부족하다는 걸 안다. 도박 사실에 대해 삼성 구단에도 솔직히 말했고 검찰 수사도 성실히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형량에 대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KBO 징계도 달게 받겠다. 얼마 전까지 ‘반성하고 자숙하면 야구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게 아닌 것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임창용·오승환이 국내에서 다시 뛰는 시즌의 절반(2016년이라면 72경기)을 출전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임창용은 입단 협상 중인 국·내외 구단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 나이도 많고 여론도 좋지 않으니…”라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도박 혐의 이후 싸늘해진 팬들의 반응에 대해 “내 기사에 달린 댓글은 거의 다 본다. 요즘 나에 대한 악플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지금까지 나를 움직인 힘은 팬들의 격려였다. 여러 번 실패했지만 결국 이겨냈다 남들이 비웃어도 일본과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고 응원을 받을 때 가장 행복했다. 지금은 온갖 욕을 다 먹고 있다. 날 불러주는 구단이 있다고 해도 ‘내가 다시 팬들 앞에 설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은 도박을 했을 때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그는 “2014년 11월 마카오 VIP 룸에서 4000만 원 정도의 돈으로 도박을 했다. 검찰에서 진술한 대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나와 관련 있다고 알려진 조폭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고향(광주)과 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친구’라고 소문이 났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알아보니 나보다 나이도 많더라”라고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 결과와 동일했다.
검찰 수사에서도 임창용이 조폭과 연관됐거나 외환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밝혀지지 않아 단순도박 혐의만 인정됐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4일 임창용과 오승환에게 단순 도박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임창용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에 관해 그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오히려 지난 시즌 중 일본의 몇몇 구단이 영입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고 3년이 지나자 나도 자신감을 되찾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에이전트를 통해 일본 재진출 가능성을 알아봤다. 그러나 검찰 수사를 앞두고 내가 일본으로 도망 치려 한 것처럼 일본에서 기사가 났더라. 내가 수사를 받게 되니까 끼워 맞춘 것이다. 억울했지만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근황에 대해 “계속 집에만 있다. 날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서 외출하기도 어렵다. 한 번의 실수로 야구 인생이 이렇게 됐다. 날 나쁜 놈으로만 기억할 거 아닌가. 아내와 두 아들에게 정말 미안할 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임창용은 지난 1995년 데뷔해 한국에서 232세이브와 일본에서 128세이브 지난해 구원왕(33세이브)를 올린 최고의 마무리 투수지만 도박 혐의로 前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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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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