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대신 돈을 좇은 목사님 ‘66억 도박’ 불구속 기소
진리 대신 돈을 좇은 목사님 ‘66억 도박’ 불구속 기소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6-01-18 13:48
  • 승인 2016.01.1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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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 총회장 겸 순총학원 이사장 경력 ‘교비’와 ‘교회 재정’ 손대 도박 탕진

도박으로 재판 넘겨진 박성배 목사 비난 여론 고조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총회장을 6번이나 지낸 박성배 목사(67·성도순복음교회)가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01311월부터 수사해 온 검찰은 박 목사가 신학교 교비와 수익용 재산 등 66억 원을 빼돌려 강원랜드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탕진해 사회와 기독교계의 충격을 주고 있다.
 
박 목사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 단골 출입자로 출입기록이 조회되는 2008년부터 그가 쌓은 카지노 마일리지만 6억 원이 넘을 정도였다. 도박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도박을 즐긴 것이다.
 
마일리지는 베팅 액수와 횟수, 칩 교환액 등이 합산돼 적립된다고 하니, 엄청난 숫자다. 박 목사는 주일예배가 있는 일요일 새벽 무렵과 늦은 밤에도 도박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박 목사의 6억 원 마일리지는 2008년 이후부터 적립된 것이다. 만일 2008년 이전에도 출입을 했다면 더 늘어났을 것이다.
 
박 목사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순총학원의 교비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 소유 부동산의 세입자들이 낸 임대보증금 일부를 교회 명의 은행 계좌에 넣고, 다시 본인 또는 신도들의 계좌로 송금한 뒤 수표로 인출해 카지노에서 사용했다고 한다.
 
박 목사는 그런 식으로 53회에 걸쳐 34억여 원을 계좌에서 빼갔으며, 법인의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박 목사의 매제 전모씨도 교비 횡령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 조사에서 나왔다. 특히 교회 자금 27억여 원도 카지노로 들어가거나 카지노 인근 은행 지점에서 수표로 인출됐다고 한다.
 
박 목사는 이 밖에도 순총학원 교수들에게도 학교가 어렵다며 월급을 기부금 명목으로 되돌려 받은 뒤 대부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도 확인 했다.
 
교수들은 월급이 체불되거나 실비 정도만 겨우 지급받았고, 한 교수는 생활이 힘들어지자 강의가 없는 날에 택배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의 비리는 교육부가 교수들의 민원을 접수해 감사를 실시하면서 드러났고, 교육부는 2013년 박 목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박 목사는 2014년과 지난해 2월 두 차례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으나, 검찰은 수표에 배서된 박 목사의 카지노 회원번호 등을 토대로 10개월 동안 일일이 수표와 계좌 추적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장 조상준)은 최근 박 목사를 교비와 재단 대출금 등을 빼돌린 뒤 도박자금으로 66억여 원을 탕진한 혐의(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법상 횡령 등)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21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임관혁)가 학교법인 순총학원 공금 수십억원을 차명계좌 등으로 빼내 카지노 도박에 사용한 혐의로 박성배 목사(전 순총학원 이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목사는 20024월부터 20082월까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총회 소속으로 순복음총회신학교, 순복음대학원신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순총학원의 제3대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075월 이후 지난해까지 서대문총회 총회장을 맡았다.
 
당시 언론과 검찰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 갖고 있던 박 목사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순총학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법인 돈 30억여 원을 빼내 강원랜드 카지노, 서울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등 외국인 전용인 카지노도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 목사 측은 지난해 313일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기하성 서대문총회 관계자는 박성배 목사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 영주권자였다. 그런데 20081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는 서류를 제출했다.”면서 박 목사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서 마음대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검찰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었다.
 
박성배 목사는 지난해 2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사채업자에게 학교운영자금을 빌렸는데, 다른 사람이 이서한 수표가 도박장에서 사용된 것 같다며 혐의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순총학원 인수 과정에서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 2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박성배 목사는 용도가 정해져 있는 대학원 자금 39억 원을 순총학원 인수비용 등으로 사용하고 재단 명의로 자금 37억원을 대출받아 순총학원에 대여하고 이자 2억 원을 면제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기하성 서대문 측 관계자는 박 목사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는데, 어떻게 카지노 출입이 가능했는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하면서 마일리지 6억 원 적립이라면 엄청난 금액을 베팅하고, 그만큼 출입을 했다는 것인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목사는 20145월에는 용팔이로 잘 알려진 김용남씨에게 목사안수를 해줬으며 김용남씨는 목사안수를 받은 지 사흘 만에 자신이 다니던 사랑의교회에 불을 지르려 한 혐으로 법정구속 되기도 했다.
 
박성배목사는 20024월부터 20082월까지 기하성 서대문총회의 순복음총회신학교, 순복음대학원신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순총학원의 제3대 이사장으로, 20075월부터 20145월까지 총회장을 지내는 등 서대문총회의 핵심인물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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