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비교적 큰 폭의 반등 성공
정부 개입으로 위안화 환율 변동성 진정
전일 국내 증시는 KOSPI, KOSDAQ 양 시장이 모두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 증시를 괴롭혀 오던 중국의 위안화 환율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나마 진정시켜 줄 수 있는 소재들이 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위안화 환율의 경우, 역외시장(홍콩)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위안화 물량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HIBOR 의 급등)로 강한 환시 개입을 통해 위안화 매도 포지션에 대한 경각심을 형성시키는데 성공하면서, 추가적인 위안화의 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개입을 통해 역내외 환율 스프레드도 급격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당분간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은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소재도 등장했다. 무역지표들이 일제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수출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로 위안화 기준 +2.3%, 달러 기준 -1.4%의 증감률을 나타냈다. 사전적으로 형성된 컨센서스가 각각 -4.1%, -8.0%였으며, 11월 수출 증감률은 각각 -3.7%, -6.8%였다는 점에서 큰 폭의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주요 교역 대상국들에서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중국 수출의 2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대 홍콩 수출이 11월 -0.5%에서 +10.8%로 급증했으며,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대 유럽 수출(수출 비중 15.7%)이 -9.0%에서 +1.7%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수출도 -5.3%에서 -3.7%로 감소폭이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직까지 추세적인 회복 국면 진입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되지만, 위안화 고평가 완화와 더불어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회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수출 경기의 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는 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수출 지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나 전일 발표된 내용과 관련해서는 수입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수입 증감률은 위안화 기준으로 -4.0%, 달러 기준으로 -7.6%를 기록하며 전월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지역 별 수입 증감률 중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이 전년 대비 +64.5%(달러 기준)의 이상 급증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핫머니 유출과 관련된 자금 흐름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은 비중이 미미(1.3%)하며,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액을 제외하더라도 수입 증감률은 지난해 11월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수입 증감률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소비경기 회복 지속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볼 수 있어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오는 19일 발표될 4분기 GDP성장률에 대한 불확실성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의 확산 여부와 관련해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수출은 3분기에 비해 다소 회복됐다는 점이 확인됐고, 10월~11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월간 금액 단순 합산치의 증감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소매판매액 증감률과는 다름)이 지난해 10~11월에 비해 +18.5%로 3분기의 +14.7%에서 개선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수입의 증가세를 통해 추가적인 소비경기의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GDP 성장률이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정리해 둔 바와 같이 지난해 10~11월 합산치를 기준으로 정부 세출도 전년비 증가했고, 고정자산 투자가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수입 측면에서 한가지 더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석유류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12월 원유 수입 물량은 3319만 톤으로 전월의 2734만톤 대비 +21.4% 증가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9.3%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작금에 진행 되고 있는 유가의 하락이라는 것이 거의 전적으로 공급 측면의 이슈에 연동된 사안으로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측면의 우려를 다소나마 완화시켜줄 수 있는 소재 중 한 가지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중국 수출의 회복 조짐과 향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 정부의 개입을 통한 위안화 추가 절하에 대한 경계심 형성 등 전일 확인된 소재들을 종합해 볼 때, 연 초 글로벌 증시를 패닉에 빠지게 만들었던 중국 발 공포는 그 정점을 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화의 변동성 완화, 그리고 한국의 수출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함께 자극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소재로 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저유가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들이 남아 있어, 추세적인 상승 구간의 진입을 예단하기에는 다소 성급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중국 발 악재들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이미 PBR 1배 수준에 근접한 현 지수 레벨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우려의 경감만으로도 당분간 회복 과정은 진행될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환율 급등 이후 변동성 완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KOSPI 및 대형주 그리고 화학, 운수장비, 전기전자, 금융 업종의 상대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는 국면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