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새누리당 김종태 국회의원(경북 상주)의 ‘국가발전을 위한 군 정신교육에 관한 연구’(수원대학교 행정대학원 2011년 12월)라는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일 전망이다.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김종태의 박사학위 논문표절 분석’ 자료를 보면 본문 155페이지 중 50% 이상 내용이 인용도 없이 다른 저자의 논문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했다. 김 의원이 참조한 논문은 총 11개 논문과 국방백서로 모두 군정신이나 군 관련 내용들로 출처나 인용부호 등 참고했다는 주석도 달지 않았다. 본지가 논문 총 155페이지 중 100페이지만 비교 분석한 결과 8명의 다른 박사학위 논문에서 발췌한 내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가져와 오탈자마저도 그대로 게재됐다. 이미 ‘논문표절’ 논란으로 20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같은당 문대성 의원은 탈당과 복당을 겪을 정도로 당에서 도덕적으로 문제를 삼았다. 향후 김 의원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날지 여권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배경이다.
- “오탈자까지 그대로…” 표절을 넘어 ‘복사수준’
- ‘논문표절’ 불출마 선언한 ‘제2의 문대성’ 되나



“실제 경험과 많은 자료 기초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런 발언과는 달리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박사학위 논문 내용 중 상당수가 표절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단 김 의원이 인용도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쓴 박사학위논문만도 11개나 됐다. 김 의원 논문 100페이지만 다른 논문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정도진씨의 ‘국가발전에 따른 군의 역할에 관한 연구’(호남대, 행정대학원, 2000)가 8건으로 가장 많이 표절했고 다음으로 2010년 국방백서 4건, ‘군 복무 경험이 안보정책 수용에 미치는 영향’(성은진, 경희대 행정대학원 2008년), ‘군 정신교육과 가치관에 관한 연구’(손재철,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2006년), ‘21세기 한국군의 사회적 역할의 발전방향’(박승훈, 수원대학교 1999), ‘리더육성을 위한 군의 역할’(최병순, 국방대학교와 리더십학회의 공동세미나, 2002)이 각각 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한국군 정신교육 실태분석’(권충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2011), ‘군입대 장병 의식성향을 고려한 효과적인 지휘통솔 방안’(강성묵,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 2010),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군정신교육에 미친 영향’(김광식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안보정책학과 2004년2월) 등의 논문도 1건 이상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김 의원의 목차별 표절이 의심스러운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 기술을 보면 ‘짜깁기’와 ‘복사논문’ 수준으로 표절 의혹이 제기될 만했다. 당장 김 의원의 논문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의 목적> 첫 번째 문단부터 정도진 씨의 논문 도입 부분을 그대로 가져왔고 주석까지도 그대로 썼다. [사진 ①]
특히 정씨의 <논문개요>중 첫 번째 단락을 고스란히 연구목적에 삽입하면서 짜깁기 이상의 베끼기 수준이 나타났다. 또한 정씨의 『제2장 국가발전과 군대의 역할』중 <제1절 국가발전과 군, p3>이라는 챕터 첫 페이지를 김 의원의 논문 『제2장 국가발전과 군의 역할에 관한 일반론, p5』 장에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담았다. 급기야 김 의원은 정 씨의 논문중 p24부터 p29까지 6페이지를 중간제목만 바꿔서 그대로 게재하는 대담성도 보였다. [사진 ②]
급기야 김 의원은 정씨 논문 중 오탈자까지도 그대로 게재하는 등 극심한 표절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정씨는 논문 중 『제3절 국가발전에 따른 군의 역할』 큰 제목에 작은 제목 ‘3, 선진화시기 편(p28)’에 “…중략…국내외 ‘정제’의 급격한 변화 속에 기존의 냉전 논리와 대적 개념이…중략”이라고 ‘정세’를 ‘정제’로 오타가 났는데 김 의원은 이를 11페이지 ‘3. 1980년대 이후 선진화 시기’편에 “…중략…국내외 <정제>의 급격한 변화속에 기존의 냉전 논리와 대적 개념이…중략” 그대로 베꼈다.
논문 중 정씨 논문 8차례 베껴 가장 많아
이후에도 김 의원은 『제2절 국가발전에 따른 군의 역할, p13』를 정씨의 『제3장 한국에서 군의 사회적 역할 분석, p33』, 한 페이지를 그대로 베낀 흔적이 드러났다. 김 의원은 100페이지 중 정씨의 논문을 8차례나 가장 많이 표절했다.
다음으로 베낀 참고자료는 국방백서 내용을 그대로 썼다. 김 의원의 논문 중 p55의 경우 <표2-9> 긴급구조 및 재난복구 지원 실적을 게재하면서 출처로 국방부 「국방부 2010 국방백서」 (서울: 국방부2010) p220 재구성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2010 국방백서’ p220와 비교해본 결과 표를 그대로 가져와 ‘재구성’도 사실이 아님을 명백히 드러냈다. 이밖에도 2010 국방백서 내용 중 p212부터 p214까지 내용이 김 의원 논문 p47~ p49, 3페이지 걸쳐 출처 표시 없이 그대로 썼다.
베낀 횟수는 적지만 분량을 많이 차지한 논문 중 하나는 권충근 씨의 ‘한국군 정신교육 실태분석’ 논문이다. 김 의원은 권씨의 논문 p5~p13까지 9페이지 분량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p66부터 p76까지 완벽하게 표절하면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김 의원의 ‘페이지 떼기’ 표절은 권씨뿐만 아니라 다른 논문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성은진 씨의 ‘군복무 경험이 안보정책 수용에 미치는 영향’논문 내용 중 p55~p59, p63~p65까지를 김 의원의 논문 p92부터 p97까지 그대로 표절했다. 특히 김 의원은 성씨가 57페이지에 ‘약간 특성을 가지고 있다’(‘약한’의 오자)와 ‘살려보면’(‘살펴보면’의 오자) 등 오탈자 2개를 p93에 그대로 똑같이 오탈자를 나타냈다. [사진 ③]
나아가 김 의원은 성씨가 두 차례 옥인호씨의 ‘군정신교육 개선에 관한 연구, 조선대 정책대학원 석사학위논문’에 대한 인용표시를 해놓았지만 정작 자신의 논문에는 삭제하는 꼼수도 발휘했다. 김 의원은 성씨의 논문을 표절하면서 p85에서는 제목까지(p54 1, 사회변화 양상, 성씨 논문中)도 동일하게 잡는 등 논문 작성에 있어 기본도 지키질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련 논문 다수 표절 의혹까지
김 의원의 이런 논문 베끼는 100페이지 분석한 결과 총 23회에 걸쳐 8명의 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베끼거나 인용부호를 삭제하고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분석한 한 학계 인사는 “단순 양적으로도 50%이상 표절이고 내용적으로 보면 조사 내용을 제외하면 90%까지 표절이 의심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인사는 “표절의 정도가 문장이나 단락 정도를 베끼는 수준이 아니라 챕터 분량으로 대량 복사하고 적절히 조합해 설문조사를 붙여서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원본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베끼는 현상이 나올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인사는 “군 관련 논문들 중 표절이 매우 심하다는 소문도 학계에 널리 퍼져 있다”며 “군 관련 박사학위 논문들에 대한 보다 철저한 심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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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