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만에 2집 앨범 ‘Baby G’를 들고 나타난 길건. 지난 3일, 인터뷰를 위해 청담동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만난 길건은 긴 웨이브 머리에, 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있어 1집에 비해 여성스러운 성숙미가 물씬 풍겼다. “기존의 1집 ‘여왕개미’가 너무 강하고 터프함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제는 좀더 여성스럽게 바꿔 봤어요. 하지만 아무리 외모를 바꿔도 목소리와 말투가 털털해서 사람들은 저를 터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좀 아쉬워요.(웃음)” 때문에 이번 2집 앨범 타이틀도 ‘Baby G’. G는 길건의 약자로, ‘Yo! 사랑스러운 베이비, 길건’, ‘파이팅 길건’ 등 이름에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담았다.
춤을 강조했던 1집에 비해, 길건의 노래 실력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춤 역시 많이 여성스러워졌다. 기존 가죽바지에 레게 파마를 했던 ‘매트릭스 댄스’가 허리를 뒤로 꺾는 어려운 춤이었다면, 이번에는 가슴과 엉덩이를 강조한 ‘육감적인 섹시미’를 내세운 춤이다. 춤 이름은 ‘아프리칸 쉐이크’. “가슴과 히프를 강조한 춤이에요. 제가 마른 체격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처럼 육감적인 여성미를 보여주고 싶었죠. 등 라인까지 강조하면서 ‘은밀한 유혹’을 강조한 컨셉이죠.”
문신 공개 노출도 OK!
이번 앨범을 들고 나오면서 또 한 가지 집중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부분은 바로 등에 있는 문신. 이번 의상은 등이 시원하게 파인 컨셉. 때문에 등에 있던 문신이 자연스럽게 공개가 되어 화제를 모았던 것. 사람들은 그 문신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유난을 떨며 바라보지만, 정작 길건 자신은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 “의상 컨셉 때문에 안보이던 문신이 보이게 된 건데요, 특별한 의도는 없었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도 신경쓰지 않아요.” 이렇게 등라인이 훤히 보이는 의상으로 특히 노출이 많은 이번 앨범.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에 대해 길건은 “특정한 컨셉을 위해 벗는 건 괜찮다”고 밝혔다. “제가 원래 노출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특정한 컨셉을 위해 일 때문에 벗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부모님도 이해해주시고, 허락하셨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어머니나 저나 모두 개방적인 것 같아요.”1집 앨범부터, 강한 섹시함을 강조해왔는데, 섹시한 이미지 이외에 청순·가련한 이미지는 좋아하지 않는 걸까. “저도 여자니까, 당연히 청순가련하게 여성스럽게 보이고 싶지 않겠어요?”또한 길건은 집청소와 요리도 너무 잘하고, 사람들 챙겨주는 것도 좋아한다고.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길건이 겉보기와는 달리 너무 여성스럽게 느껴진다는 것. 그런데 워낙 체격이 커서 여성스런 이미지가 안 어울려, 털털하고 터프하게 비춰지는 게 안타까울 때도 많다고 전했다.
이효리 춤선생 “이제 그만”
사실, 길건의 이런 터프하고 강렬한 이미지는 ‘백댄서 출신’, ‘이효리 춤선생’ 이라는 꼬리표 때문이었다. 섹시 스타 이효리의 파워풀한 춤선생. 그녀는 자신에게 ‘이효리 춤선생’이라는 말이 더 이상 안 따라다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효리의 개인교습을 맡았다기보다는 뮤직비디오 등의 안무를 도와준 것이 전부라는 것.
또한 톱스타의 이름이 자신과 함께 오르내리는 것도 미안하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이 ‘길건’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인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효리와 동갑내기인 길건은, 안무 연습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2004년 길건이 가수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이효리가 메이크업과 무대를 봐주는 등 신경도 많이 써줬다. 최근에는 같은 무대에서 이효리와 길건이 나란히 공연을 가져 ‘선생과 제자의 대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길건은 이효리의 춤에 대해 “정말 섹시하게 잘춘다”고 추켜세웠다. “저는 그렇게 못해요. 효리는 표정부터 정말 섹시하거든요. 아무리 친해도 그런건 못 따라 하겠어요.” 어느날 길건이 효리에게 어떻게 그런 섹시한 표정이 나오냐고 물어봤단다. 그랬더니 효리는 “섹시함은 타고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길건 역시 효리의 말에 동감했다고 한다.
연기도전 하고파
현재 남자친구가 없는 길건의 이상형은 영화배우 ‘박해일’ 같은 남자. 하지만 얼마전 결혼을 해버려서 너무 서운하다고. 박해일 이후에 아직 다른 이상형은 찾지 못한 상태. 또한 현재 나이(28)에 비해 마음은 24살이기 때문에 결혼은 먼 훗날의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어쩔수 없는 일. “연기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기회가 온다면 연기도 하고 싶어요.”음악인으로서 앞으로의 바람은 유명한 뮤지션들과 세계적인 공연을 함께 하는 것. 예를 들면 뮤직 어워드나 연말 시상식 등에서 ‘비’와 같은 톱스타와 공연을 해보는 게 소원인 것이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 매순간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는 길건. 그녀의 이런 태도는 앞으로 춤과 노래에서 최고의 가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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