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메 아줌씨들 물 올랐네!
으메 아줌씨들 물 올랐네!
  • 김민주 
  • 입력 2006-07-13 09:00
  • 승인 2006.07.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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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에는 유독 30대 아줌마 여배우들의 출연이 많아지고 있다. 우선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는 하희라(37), MBC 새 미니시리즈 ‘발칙한 여자들’의 유호정(37), KBS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는 채시라(38), MBC 월화드라마 ‘주몽’의 오연수(35),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는 심혜진(39), KBS 일일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의 이혜영(45) 등이 그들이다. 좀처럼 시청률이 오르지 않고 있는 각 방송사들의 드라마 경쟁에서 이들 중견 여배우들이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드라마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젊은 미남미녀 스타가 출연하는 트렌디 드라마가 기승을 부렸던 반면, 이제는 중년 여배우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뚜렷이 하면서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30대의 여배우들의 활약이 많아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대 여배우들의 이유있는 외출?

▶하희라,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 하희라(37)는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주인공 ‘순애’ 역을 맡았다. 극중 하희라는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을 한 뒤, 사회생활을 시작해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이번 드라마는 극의 흐름에 따라 처하는 네 가지 상황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4가지 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첫 번째 포스터는 육아와 집안일에 얽매인 ‘주부’의 상징적인 모습, 두 번째는 극중 순애가 바람난 남편(김윤석)과 이혼하여 얻게 되는 마음의 상처를 컨셉트로 ‘슬픔’을 담았다. 세 번째는 순애가 이혼 후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즐겁고, 밝은 표정이 컨셉트이다. 마지막으로는 순애가 드디어 ‘성공’하는 내용으로 많은 남성들로부터 프로포즈를 받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혼녀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다”는 하희라는 주인공 ‘순애’를 통해 여자들이 꿈꾸는 가장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호정, 복수의 칼을 가는 이혼녀 = 유호정(37)은 오는 29일 ‘불꽃놀이’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MBC 새 미니시리즈 ‘발칙한 여자들’의 주인공을 맡았다. 유호정은 극중 바람난 남편에게 일방적으로 이혼 당한 뒤 복수의 이를 가는 여자 송미주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 간다. 여기에 남의 남편을 뺏고도 피해자라며 당당한 ‘백은영’역의 임지은, 내 인생에 이혼은 없다며 독을 품는 내숭왕 ‘고상미’ 역의 사강 등 발칙한 여자들의 행복 찾기를 그린다.

▶오연수, 연기 물 올랐다 = 오연수(35)는 MBC 월화드라마 ‘주몽’을 통해 아줌마 파워에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지난 5월 첫 방송 이후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주몽. 극중 오연수는 희대의 영웅인 해모수와의 사이에서 주몽을 낳아 주몽이 고구려를 건국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오연수는 아들 역할의 주몽과 실제로는 동갑내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게다가 2002년 KBS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에서는 송일국이 오연수를 짝사랑하는 역할이었다는 것. 월드컵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주몽에서 앞으로 오연수가 어떤 ‘어머니의 힘’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된다.

▶채시라, 억척녀 변신 = 채시라(38)는 KBS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의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해신’의 자미부인 이후 1년여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채시라. 그동안 세련되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을 맡아왔던 그녀는 이번 드라마에서 보험, 세차, 식당일 등 온갖 궂은 일을 하게 되는 억척 아줌마로 변신한다. 채시라가 맡은 ‘오소영’ 이라는 역할은 어렸을 때부터 세상의 중심이 자기라고 착각할 만큼 과도한 사랑을 받으며 커 온 공주같은 여자다. 그러다가 20대에 발레리나의 꿈과 희망을 접고 선택한 사랑으로 인해, 육아와 집안일을 동시에 떠맡게 된다. 일을 핑계로 언제나 도망만 치는 남편(유호성) 사이에서 억척스런 생활을 살아가는 소영은 결국 남편에게 이혼을 선고하며, 자신만의 생활을 가질 것을 선포한다. 하지만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

▶이혜영, 감성 풍부한 코믹연기 도전 = 이혜영(45)은 KBS 일일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에서 주연을 맡았다. 연기파 배우 이혜영은 이번에 시트콤에 도전하면서 연기변신을 꾀하고 있다. 극중 이혜영은 한때 잘나가는 여배우였다가, 현재 연예기획사 대표 및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DJ ‘고운비’ 역할을 맡았다. 고운비는 소녀처럼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아줌마같은 억척스러움을 보여준다. 평소에는 우아함을 유지하며, 고상한 척 하지만, 화가 나면 180도 변신하는 그녀는 매일 아침밥은 삼겹살과 와인으로 먹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밉지만은 않다. 이혜영은 연기 인생 처음으로 시트콤에 도전하는 이덕화와의 티격태격 사랑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심혜진, 억척과 코믹 동시 연기 = 심혜진(39)은 SBS 수목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의 후속작인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주연을 맡았다. 배우 심혜진은 이번 드라마에서 40대의 억척스러운 주부 ‘순애’와 20대의 발랄하고 섹시한 스튜어디스 ‘초은’을 동시에 연기한다. 다시 말하면, 순애와 초은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면서 20대의 영혼을 가진 심혜진의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20대 꽃다운 스튜어디스를 연기하게 된 심혜진은 “40대 아줌마가 된 것이 못마땅하지만, 아름다운 20대를 연기하게 된 상황이 즐겁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적이면서 세련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아왔던 심혜진은 시트콤 ‘프란체스카’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를 선보이며, “코믹한 연기가 너무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은 적이 있다. 이에 이 드라마를 통해 어떤 코믹한 연기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내년초 MBC를 통해 방송될 ‘눈꽃’의 김희애(39), 오는 10월께 방송 예정인 SBS 월화드라마 ‘열혈신부’의 주인공으로 복귀하는 신은경(34) 등도 안방컴백을 준비하고 있어 아줌마 여배우들의 브라운관 장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렌디 드라마, 이제 안 먹힌다?

30대 여배우들을 주연급으로 브라운관에 끌어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30대 실력파 여배우들의 등장은 최근 젊은층을 겨냥한 트렌디 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의 대안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톱스타 김희선을 내세운 ‘스마일 어게인’은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보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 초반 김희선-이동건 등의 톱스타 출연으로 인해 세간의 기대를 모았지만, 중반에 작가가 교체되고 김희선이 과로로 쓰러지는 등 여러 가지 악재가 드라마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또한 한채영-박은혜 등을 주연으로 내세운 SBS 주말드라마 ‘불꽃놀이’ 역시 시청률 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거뜬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는가 싶었지만, 방송 막바지에 이를수록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KBS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살인미소 김재원과 귀엽고 깜찍한 한지민을 주연으로 했던 이 드라마는 유치원을 소재로 독특한 멜로를 선보였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첫 방송부터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이 드라마는 종영할 때쯤 돼서야 힘겹게 두 자릿수를 넘겼다.

외모 앞선 스타들 연기력 부족 논란

트렌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데에는 외모만 앞세운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 역시 한 이유로 지적됐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많은 비용을 들여 톱스타급 배우들을 섭외해도, 결국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이제 더 이상 톱스타라고 해서 무조건 드라마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톱스타들의 연기력 부족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중년 연기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또한 30대 여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이유로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희라, 유호정, 채시라는 모두 이혼녀로 등장한다. 실제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이들을 드라마에 끌어들인 중요한 이유는 핵가족화 심화, 이혼율 급증 등 사회적 문제를 드라마에 투영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6월 한달 동안, 대한민국을 열광하게 만들었던 ‘2006 월드컵’ 역시 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의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민주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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