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0원에 가입자 쇄도…통신시장 판도 대변화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지난해 말 기준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쓸 정도로 급성장한 알뜰폰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등 업계 수위를 다투는 업체들이 알뜰폰 기본요금을 폐지하면서 가입자들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월 4만3890원(부가세 포함)에 음성과 문자는 물론 데이터까지 사실상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우체국알뜰폰 요금제와 무료로 한 달에 50분까지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일부 우체국의 경우 가입자들이 몰리며 상당히 긴 대기줄도 형성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했다. 우정본부에 따르면 올해 첫 영업일이었던 지난 4일 오후 6시까지 50분 무료 통화 상품인 A 제로에 가입한 사람이 4800명으로 집계됐다.
우체국알뜰폰의 지난해 하루 평균 가입자가 55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상품 하나에만 그 여덟 배가 넘는 가입자가 불어난 것이다. 같은 날 다른요금제를 포함한 우체국알뜰폰에 가입한 사람은 모두 8713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일 가입자가 가장 많았던 날(2976건)의 약 3배(2.92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리고 그 여세는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총 가입자는 2만5372명에 달했다. 첫날 8713명, 둘째 날 1만7125명에 이어 사흘 째인 6일 현재 2만5372명이 가입한 것이다. 기본료 0원 요금제에만 1만591명이 가입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알뜰폰 전체 가입자는 30만 명, 지난해 하루 평균 550명이 가입했는데, 0원 기본료 요금제 등을 출시하고 나니 평소보다 16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알뜰폰의 선풍적인 인기와는 반대로 자칫 방심하다가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100MB만 쓰더라도 5000원이 넘는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데이터도 무제한이라 홍보하고 있는데, 기본 데이터에 매일 추가 제공되는 데이터양을 모두 쓰면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므로 진정한 의미의 무제한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우체국알뜰폰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나서자 알뜰폰 업계 2위인 SK텔링크는 가입비 1만6500원(부가세포함)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SK텔링크 송재근 알뜰폰(MVNO) 사업본부장은 “가입비 폐지를 시작으로 알뜰폰 시장의 질적 성장에 역점을 둔 다양한 고객 혜택과 서비스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