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돈키호테’ 주진형 더민주당 영입 ‘설전’
‘증권가 돈키호테’ 주진형 더민주당 영입 ‘설전’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6-01-11 09:55
  • 승인 2016.01.11 09:55
  • 호수 1132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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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vs"개혁 기대"…숨직인 업계 '예의주시'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증권가 돈키호테’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더민주당 영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가 몸담고 있는 기업은 물론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까지 그가 업계보다 투자자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마찰을 빚었던 만큼 그의 활약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주진형 대표가 한화투자증권 CEO로서 보인 파격행보를 입당 후 각종 입법활동 등을 통해 전개할 경우 금융투자업계가 받아야 할 타격 또한 상당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그의 행보가 주목 받는다.


 쓴소리로 업계 뒤집은 주진형 대표의 혁신들
“영입 소문 말 들었지만 제안은 받지 않았다”


지난 7일 업계와 여의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뉴시스>
모 신문에 따르면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주 대표의 개혁 정신이 문 대표가 지향하는 ‘새경제’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영입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주 대표는 “영입 대상에 있다는 말은 전해 들었는데, 제안을 받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주 대표의 정계진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조만간 그의 신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 모 기업인 한화그룹으로부터 지난해 말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소문이 여의도 증권가에 한 차례 돌았고,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주 대표가 오는 3월로 예정된 대표이사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도록 보장해주겠지만, 연임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만연한 상태다. 

이 때문에 그의 3월 이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 현 상황에서 갑작스레 정치 입문 소식이 타전된 만큼 또 한번 놀랍다는 게 동종업계의 반응이자 걱정이다.
현 증권업계의 관행과 관성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 정치인으로 변신할 경우 업계 전체에 강력한 비판과 개혁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정치적 행보 보일까?

금융권도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시장을 반드시 분리시키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주 대표가 있는 한화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코스닥 시장 분리를 금융당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성현 연구원은 “최근 논의되는 거래소 상장과 조직개편은 주주인 증권회사 권익에 영향을 주는 사안인데도, 지분도 갖고 있지 않은 주체들에 의해 주도되는 것은 방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다. 주 대표가 금융당국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주 대표는 지난해 2월 금융당국과 금융협회, 금융회사의 수장이 모인 금융권 대토론회에서 금융당국의 감독관행과 핀테크 육성에 대해 “금융실명제하에서 기초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핀테크 얘기를 하고 있다”며 “기초가 안 되는 상태에서 핀테크 하자고 해봤자 어디선가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주 대표는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경쟁력 회복 및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서도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는 거래량의 문제가 아닌 자본시장에 관한 전체적인 세금 제도 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며 “유가증권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없는데 파생상품에만 양도소득세를 매기자고 하는 정책적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정치인 주진형’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일 주 대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금융투자업계의 귀중한 존재”라는 발언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주 사장의 개혁이 시끄러웠던 것은 개혁과제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룹과의 문제 등 다른 변수 때문”이라며 “이같은 성격의 개혁이 사회 각계에서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채롭다.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기는 사람도 상당수다. 댓글만 보면 정치인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사용된다.

네티즌 beth***은 네이버 댓글을 통해 “주진형 절대 안 된다. 마음이 급하다고 악수를 두시면 안된다”고 했다.
72ki***은 “말도 안 돼! 이 사람이 얼마나 사람 자르는 걸 우습게 보는데”고 했다. 포털사이트에 오른 주 대표에 대한 댓글은 우호적인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주 대표의 입당 타진 소식을 전한 매체 사이트에는 우호적인 댓글이 주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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