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라면시장 격돌 ‘오뚜기vs농심’
프리미엄 라면시장 격돌 ‘오뚜기vs농심’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6-01-11 09:49
  • 승인 2016.01.11 09:49
  • 호수 1132
  • 4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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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짬뽕vs맛짬뽕…장외경기 승자는?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프리미엄 짬뽕라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업체 간 경쟁도 뜨겁다. 특히 오뚜기의 ‘진짬뽕’과 농심의 ‘맛짬뽕’을 두고 펼쳐지는 경쟁이 흥미롭다. 현재 프리미엄 짬뽕 시장을 선점한 것은 오뚜기다. 오뚜기의 진짬뽕은 출시 2개월 만에 2000만개가 팔렸다. 이에 대한 농심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굵은 면발이 특징인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농심이 열었다는 점에서 장외경기로 불리는 양사의 프리미엄 라면 시장 승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굵은 면발’ 트렌드 앞장선 농심
짬뽕 부문은 오뚜기가 먼저 선점

오뚜기 ‘진짬뽕’의 인기는 2014년 열풍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과 비교될 정도다.

프리미엄 짬뽕라면인 ‘진짬뽕’은 지난해 10월 15일 라면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프리미엄 짬뽕라면 시장에서 경쟁사인 농심·삼양·팔도의 제품보다 한 달가량 앞서 출시했다.

출시되자마자 진짬뽕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몇몇 대형마트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품귀현상도 나타났다.

오뚜기는 진짬뽕 출시를 위해 전문 연구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 연구팀은 짬뽕의 본고장인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육수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또 중국집 짬뽕 특유의 불맛과 기존 라면과는 다른 면발 개선을 위한 수백 차례의 제품 테스트를 거쳤다.

그 결과 중식 프라이팬 웍(Wok)으로 야채를 볶을 때 나는 짬뽕의 불맛은 야채 풍미유(油)에서 찾았고, 짬뽕의 면발은 3㎜의 굵기의 태면(太面)으로 구현됐다.

당시 오뚜기는 “진짬뽕은 오뚜기 임직원들의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의 총력을 기울인 프로젝트 제품이다”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에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은 진짬뽕은 출시 2개월 만에 2000만 봉 판매 기록을 세웠다. 출시 50여 일 만에 1000만 개가 팔린 데 이어 이후 10여 일 만에 1000만 개 이상이 판매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다소 농심에 뒤처졌던 오뚜기 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다시 일깨워졌다. 또 프리미엄 짬뽕라면 시장에서 선두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짬뽕 생산 공장 증설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진짬뽕의 선전은 오뚜기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오뚜기의 주가는 지난해 1월 기준으로 46만 원대였으나 올해에는 12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팔도·삼양도 가세

하지만 농심 ‘맛짬뽕’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1월 16일에 출시한 농심의 ‘맛짬뽕’은 지난 4일 출시 50일 만에 2000만 봉 판매를 돌파했다.

맛짬뽕은 3㎜ 면발에 홈이 파여 국물이 잘 배는 굴곡면과 불맛을 살린 국물이 특징이다. 맛짬뽕 역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날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뚜기의 진짬뽕과 농심의 맛짬뽕은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진짬뽕이 맛있다” 혹은 “맛짬뽕이 맛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붙기도 하며, 양사의 제품을 모두 먹어본 뒤 비교 글을 작성하는 블로거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농심은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라면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상반기 ‘짜왕’을 통해 프리미엄 라면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짜왕은 출시 후 2개월 동안 1600만여 개가 판매됐으며, 기존 장수 브랜드인 신라면의 인기를 위협하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짜왕은 지난해 11월까지 7개월 연속 시장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전체 라면시장에서는 4위에 올랐다. 짜왕의 누적매출은 9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맛짬뽕이 오뚜기의 진짬뽕보다 한 달가량 출시는 늦었지만 양사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끝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짬뽕라면 시장을 아우른 프리미엄 라면시장의 선두주자이자 라면업계 1위에 있는 농심의 맛짬뽕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심의 주가도 짜왕과 맛짬뽕의 연타 성공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주가는 짜왕을 선보이기 전인 지난해 4월 25만 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올해 1월에는 4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또 농심뿐만 아니라 팔도의 ‘불짬뽕’, 삼양 ‘갓짬뽕’도 짬뽕라면 경쟁에 참여했다. 아직까지 팔도와 삼양의 짬뽕라면 제품은 오뚜기와 농심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짬뽕라면 시장에서 벌어진 경쟁에 열기를 올리고 있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측은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짬뽕라면을 가장 먼저 출시했고, 성과도 좋지만 라면시장 전체에서의 1위는 아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며 “홍보에 더 치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공장 증설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현재 제품을 공급할 만큼의 공장은 확보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굵은 면발이라는 것 자체가 농심이 만들어낸 트렌드다”며 “면발에 혁신을 일으키고, 차별화를 선도한 만큼 앞으로도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외 수출을 추진해 미국, 캐나다, 중국과 수출 상담은 끝난 상태로 선적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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