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보고서, 제작·발송비용만 수천만 원 소요
- 인터넷·문자메시지·전화·SNS 활용도↑

이처럼 의정보고서는 상당한 비용부담이 수반된다. 선거구의 세대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유권자와 세대수가 작은 농촌지역 선거구의 경우 의정보고서 분량은 평년에는 12페이지 내지 16페이지 정도기준으로 제작비와 우편료 등을 합해 대략 3천만원 전후가 소요된다. 기획사별로 디자인과 기획료에 차이가 난다. 반면 수도권, 대도시의 경우 일, 이천만 원 정도 이상의 비용이 더 소요된다. 정치자금이 메말라 있는 의원회관의 고민이 크다. 의원실마다 비용부담을 느낀다.
일부는 홍보유인물 지원경비 형식으로 국고에서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국회사무처의 지원 경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홍보물유인비, 자료발간비는 연간 1,300여만 원, 정책자료집 발송비로는 370여만 원 정도 지원된다. 의정보고서 제작·발송비용의 절반도 채 지원이 안된다. 부족분은 의원실별로 정치자금 계정에서 충당한다. 대부분은 정치후원금이 넉넉지 않아 곤란을 겪는다.
한편 국회의원 의정활동 보고서의 우편요금은 기준에 부합될 경우 67%까지 감액된다. 이는 현행 우편법 제87조와 우정사업본부고시 근거에 따른다. 의정보고서의 우편요금을 감액 받으려면 우편물 제출요건이 있다. 1묶음은 100통 이내로 해야 한다. 각 묶음에는 행선지의 우편번호와 우편물 수량을 기재한 표지를 끼워한다. 우편요금 감액우편물 접수신청서 및 우편요금 감액우편물 접수목록표를 제출해야 한다. 대부분 지역구 관내에 있는 우체국을 발송우체국으로 활용한다.
과거에는 달력을 활용?!
의정보고서는 의원실에서 문자메시지, SNS 등과 함께 자주 활용하는 홍보수단이다. 과거에는 달력을 많이 활용했다.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홍보효과는 컸기 때문이다.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 사용되던 의원들의 대표적인 홍보수단이었다. 특히 도시보단 농어촌에서 더 인기를 끌었다. 포스터만 한 크기에 대문짝막 한 커다란 인물사진이 실린 달력이었다. 어린시절 고향집 안방 벽장에 붙은 지역구 의원의 달력은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TV나 신문 등 매체가 드물던 시절, 큼지막한 인물사진이 들어간 달력만큼 지역구 의원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기회는 별반 없었다.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권의 모습이었다. 특히 흔하디 흔한 달력조차 귀하고 홍보매체가 다양하지 않던 시절에 유효했던 홍보수단이다. 이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문자메시지와 SNS 등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의정보고서는 여전히 현역의원들이 애용하는 홍보기법이다. 가장 오래되고 인기있는 전통적인 홍보수단이다.
아무리 정보화시대라 해도 의정보고서 만큼은 과거와 흡사하다. 디자인과 카피가 조금 더 세련되었을 뿐, 실린 콘텐트는 비슷하다. 각종 의정활동 성과 등을 길게 나열한 성과중심의 홍보책자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게재된 내용들이 허위는 결코 아니다. 다소 과장된 문구를 썼다고 해야 할 듯 싶다. 하지만 의정보고서 내용이 모두 사실이더라도 평가는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정치불신이 높은 상황이고, 지역구 마다 해당 의원에 대한 여론지지도, 지역평판에 따라 설사 의정보고서 내용이 팩트라고 해도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의정보고서에 실린 내용들은 의정활동을 통해 이룬 주요성과물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공공기관, 단체 등의 현황을 간략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한 팸플릿은 소비자에게는 유용하다. 흔히 의정보고서 역시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제법 소상하게 유권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주요 홍보수단임에 틀림없다.
농어촌에서 열독률 높아
의정보고서는 집집마다 우편발송되기 때문에 열독률이 제법 있는 편이다. 물론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아파트단지 우편반송함에 수북히 쌓인 의정보고서를 볼 때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높은 정치불신을 의미한다. 물론 발송된 의정보고서가 유권자 모두 꼼꼼히 읽어보리라고 기대하는 의원실은 없다. 흔히 문자메시지도 읽어보지 않고 곧바로 삭제하는 것처럼 집에 우편으로 도착된 의정보고서의 겉봉투조차 뜯어보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농어촌의 경우 집집마다 발송된 의정보고서를 대충이라도 훑어보는 경향이 많다. 각종 매체가 다양하지 않고, 스마트폰 보급율이 낮은 농어촌 지역은 여전히 아날로그 형태의 홍보수단이 유효하다. 특히 인구밀집도가 낮고, 장년층들이 겨울철에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텔레비전을 볼 때 의정보고서를 펼쳐 정치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인물사진이 큼지막하게 나온 의정보고서를 펼치며 내용도 자세히 읽어본다면 홍보로썬 나름 효과가 크다.
한편 의정보고서가 과거보다는 훨씬 세련되었다. 하지만 카피만큼은 여전히 투박하다. 세련된 기업·제품소개 등 상업광고에 익숙한 유권자들이 볼 때는 촌스럽게 비쳐질 수 있다. 카피 문구에 ‘유능한 일꾼. ’일 잘하는 일꾼, ‘힘있는 일꾼’ ‘국정감사 스타‘ 등은 자주 등장하는 단골 카피다.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의원실 입장에서는 당연한 표현일 수밖에 없다.
현역의원들이 4년간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해도 유권자들을 다 대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수시로 집회형식의 의정활동 보고회나 인쇄물, 녹음·녹화물 등 각종 보고서를 활용하거나 홈페이지, 블로그 등 인터넷, 문자메시지, 전화, SNS 등 현행 법률이 허용하고 있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의정활동 보고를 하고 있다. 특히 의정보고서는 여전히 인기있고 효과있는 홍보수단이다. <끝> <김현목 보좌관>

일요서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