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중국경제의 불안한 가운데 이 영향이 미국경제에도 옮겨붙고 있다. 뉴욕증시가 베어마켓(Bear Market·하락장세)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과, 아직 비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베어마켓에 대한 우려는 중국 증시 폭락으로 뉴욕증시도 덩달아 추락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392.41포인트(2.34%)나 급락한 1만6514.1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47.17포인트(2.37%), 146.33포인트(3.03%) 떨어진 1943.09, 4689.43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조지 소로스는 "현 경제 환경이 위기(Crisis)"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조지 소로스는 세계 자본시장 동향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헤지펀드의 거장으로 불린다.
AFP에 따르면 조지 소로스는 스리랑카에서 열린 투자포럼에서 "우리는 위기와 다름없는 심각한 과도적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라며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를 연상시키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또 "과도기에 놓인 중국이 자국통화 가치를 절하시키면서 다른 나라들에까지 자국의 문제를 전이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특별히 주의하고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중국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스티븐 로치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만 보고 중국경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며 "위안화 절하와 주식폭락만으로는 경·연착륙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또 로레타 메스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중국증시 폭락이 미국 증시에까지 일시적인 충격을 줬지만, 경제기반에는 큰 위험요소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고 해도 미국경제는 이를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미국의 경제상태는 공격적인 통화정책 덕분에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모습"이라며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가 재연되거나 미국 뉴욕증시가 베어마켓으로 접어들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누빈 자산운용의 밥 돌 수석연구원은 "이번 미국 증시의 하락세는 지난해 8월 S&P500이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약 11% 떨어진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며 "미국 증시가 20%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보다 얌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원더리크 증권의 아트 호간 시장전략가는 "전 세계 시장이 중국을 주시하다 보니 중국증시의 폭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10% 수준의 지수하락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낙관했다.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