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지하철 4호선의 잦은 열차 사고 원인이 부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류 흐름을 차단하는 열차 내 부품이 노후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을 한 지 22년이 지난 열차임에도 외형상 이상이 없다는 판단 하에 정상적인 부품 사용 연한을 넘겨 장기간 사용됐던 것이다.
7일 오후 3시 서울 도봉구 창동 차량기지에서 서울메트로는 6일 발생한 지하철 4호선 열차사고와 관련해 사고경위 및 방지대책을 발표하는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그간 4호선의 잦은 열차사고로 시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례적으로 점검상황을 공개하기로 정했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은 "제4170열차가 한성대역에서 출발 직후 250m 떨어진 지점에서 전차선이 단전되면서 동력운전이 불가능해져 멈춰 섰다"며 "K4646열차와 연결해 창동기지로 회송 조치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7시25분께 한성대입구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 사이에서 당고개역으로 가던 지하철 4호선 열차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약 800명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혼잡을 빚었다. 특히 퇴근시간대 열차 운행이 1시간가량 지연돼, 승객들의 불편함을 초래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승객 17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열차 운행의 고장 원인은 전자선 단전이었다. 이 때문에 총 10량으로 구성된 객실 중 앞에서 세 번째 위치한 2호 차량의 고속도 차단기를 연결하는 선이 끊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이 때문에 열차가 멈춰 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속도 차단기는 이상전류나 과전류가 흐르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서울메트로 측은 이에 더해 6일 발생한 사고가 이상 전류가 흐르면서 차단기가 떨어진 뒤, 다시 붙지 않으면서 자동으로 단전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열차에 사용된 고속도 차단기가 1994년 3월 이후 1997년에 단 한 차례만 교체됐다는 점이다. 19년째 그대로 사용됐던 것이다. 해당 부품에 대한 사용연한을 일본은 약 15년으로만 보고 교체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 본부장은 "국내에서는 15년이 넘어도 점검 때 문제가 없으면 계속 사용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1월23일 해당 열차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검사를 진행했고, 이번 사고가 있기 직전인 5일에도 검사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굉음과 함께 연기가 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전동차 내부 조명이 꺼졌지만,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하지 않아 논란이다.
정 본부장은 "고속도 차단기 절연이 끊기면서 방송장치 배선으로 전류가 유입돼 출력증폭기 퓨즈가 손상됐다"며 "승객들이 임의로 하차하면서 조치시간이 29분가량 지연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오는 6월까지 노후한 1,4호선 전동차 32대의 고속도 차단기를 320개 전량 교체하고, 새로 교체한 부품의 성능을 전문검사기관과 제작사 등이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근본적인 재발방지를 위한 합동 정밀조사 역시 벌일 계획이다.
yon88@ilyoseoul.co.kr
김현지 기자 yon8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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