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새해벽두부터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꽁꽁 얼어있던 솔로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가 개봉을 앞두고 기차 옆자리에서 일어난 두 남녀의 밀고 당기기의 진수를 보여 주기위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부산행 KTX열차에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수정(문채원 분)과 재현(유연석 분). 부산으로 가는 길에 내내 눈길이 가는 매력적인 수정에게 재현이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구요”라는 한 마디로 두 사람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10년 일편단심 철벽녀 수정과 자유연애를 표방하며 맹렬한 공격을 퍼 붓는 맹공남 재현의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이어지며 요즘 세상에 과하지도 않고 또 허술하지 않은 남녀의 심리를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이런 가운데 영화의 감초 같은 조연 조재운, 김슬기, 리지 등이 탄탄한 깨알 재미를 선보이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 보셨는지 굼금하다”며 말문을 연 유연석은 “실제 재현처럼 하면 고소당하겠죠. 영화 속 캐릭터와는 차이가 있다. 재현과 수정의 중간쯤인 것 같다. 현실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서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채원은 “영화 속 캐릭터랑은 다른 것 같다. 연석 오빠는 다른 것도 같고 비슷한 점도 있다”면서 “여자에게 작업하는 것 말고 외적인 부분에 있어 연석 오빠랑 캐릭터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달달한 호흡을 맞춰가는 동안 깨알재미를 주는 이가 있다. 재현의 선배로 등장하는 조재윤(동원 역)은 차세대 명품 조연을 예약한 듯 극 속에서 재미를 주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을 정도의 열연을 보여줬다.
조재윤은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맨홀에 빠진 장면을 꼽으며 “맨홀 뚜껑열고 들어가 보니 깜짝 놀랐다. 세상 오만가지의 잡스러운 게 다 들어가 있다”며 “추운 날씨에도 맨홀 속에서 작업하시는 수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색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추운데도 난로도 안갔다 주더라”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두 배우와 작업한 것은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유연석은 “잘 전달됐는지 모르지만 하룻밤의 연예를 즐기던 재현이 수정이라는 여자를 만나고 그의 얘길 듣는 어느 순간 자신이 예전에 상처받고 잊혀졌던 진정한 사랑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결정적인 순간, 바람 쐬러나가자고 했다”며 “남자 분들은 그런 순간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로맨스 코미디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문채원에게 전작인 ‘오늘의 연예’와의 차이를 묻자 “로맨스 코미디 영화는 사실 선호하지 않은 장르였지만 연달아 선보이게 됐다”면서 “하고 싶은 작품들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을 달리해보니 그나마 큰 스크린에서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표정들이 선 굵은 작품보다 로맨스 영화 멜로인 것 같아 잘 선택한 것 같다”고 아쉬움과 함께 만족감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승기는 한 살 어린 친구다. 생일이 비슷해 친했는데 친구사이 만의 매력이 있었고 연석 오빠는 오빠로서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채원은 “영화를 보면서도 상상을 해봤지만 분위가 주는 몫이 큰 것 같다. 분위기가 너무 심하게 좋다면 영화처럼 원 나잇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그날 끝나는 원 나잇이라면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날이 매일이었으면 하는 마음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지만 당찬 연예관을 드러냈다.
끝으로 유연석은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로코였으면 좋겠다. 3월 14일 화이트 데이,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1월 14일은 개봉일이라며 기념일처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그날의 분위기’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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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